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김선태입니다.”
가히 폭발적이다. 공무원이던 한 남자가 카메라 앞에 섰다. 영상 길이는 길지 않았다. 소개도 간단했다. 그러나 반응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를 운영하며 ‘충주맨’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김선태가 개인 채널을 열자 구독자가 순식간에 몰렸다.
지난 2일 개설된 유튜브 채널 ‘김선태’가 불과 며칠 만에 구독자 1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초기 수천 명 수준이던 구독자는 3일 올라온 첫 영상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하루 만에 그가 운영하던 충주시 채널 ‘충TV’(약 77만 명) 구독자를 넘어섰다. 5일 오전 기준 구독자 수는 93만 명대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단순한 호기심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김선태라는 인물이 이미 온라인에서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김선태는 2016년 9급 공무원으로 충주시에 입직했다. 이후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를 사실상 혼자 운영했다. 기획과 출연, 촬영, 편집까지 맡았다.
행정 홍보 영상의 틀을 벗어난 유머 코드와 솔직한 화법이 입소문을 탔다. 지자체 채널 가운데 처음으로 구독자 9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성과로 그는 3년 만에 6급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충주맨’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도 이 시기다. 공무원이라는 직함과 달리 그는 예능 출연자에 가까운 화법을 구사했다. 행정 홍보 콘텐츠를 밈과 패러디로 풀어냈다. 관료 조직에서 보기 어려운 자유로운 태도는 오히려 신선함으로 작용했다.

이번 개인 채널 개설 역시 이런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다. 첫 영상에서 김선태는 최근 불거진 여러 추측을 직접 정리했다. 공직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무원 조직 전체를 비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퇴직 이유도 솔직하게 말했다. “돈을 더 벌고 싶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하지만 결국 더 나은 조건을 찾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아니면 늦을 것 같았다. 잘 안 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망할 수도 있지만 도전한다”고 덧붙였다.
영상 공개 이후 댓글 창은 또 다른 경쟁장이 됐다. 충주시 공식 계정이 드라마 ‘추노’를 패러디해 “선태야, 나의 선태야”라는 댓글을 남기자 기업 계정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부터 교육 기업, 여행사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재치 있는 댓글을 달며 ‘영입전’에 뛰어든 모양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충주맨은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다. 일반인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위축되거나 딱딱한 분위기를 보이기 쉬운데 김선태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간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예능에서 일반인 출연자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충주맨 캐릭터에 대한 수요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의 숫자만 보면 출발은 성공적이다. 그러나 개인 채널의 지속 가능성은 또 다른 문제다. 행정 콘텐츠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충주맨’이 어떤 콘텐츠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할지,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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