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극장가에 ‘단종 앓이’가 번지고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중심에는 단종 이홍위를 연기한 박지훈이 있다. 시사회 직후부터 호평이 이어졌다. 관객 반응은 입소문으로 확산됐다. 흥행과 화제성이 동시에 붙었다.

박지훈의 필모그래피를 시간순으로 짚으면 흐름이 보인다. 2017년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윙크 보이’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했다. 그룹 워너원 활동을 마친 뒤 그는 배우로 방향을 잡았다.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연애혁명’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등으로 경험치를 쌓았다.

전환점은 2022년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이었다.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을 연기하며 기존 아이돌 출신 배우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낮게 깔린 톤, 흔들림 없는 눈빛, 감정을 억제한 채 축적해 폭발시키는 연기 방식이 인물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시즌2까지 이어지며 캐릭터는 브랜드가 됐다.

그리고 ‘왕과 사는 남자’다. 박지훈은 폐위된 어린 군주 이홍위의 불안과 분노, 체념과 결기를 교차시키며 밀도 높은 감정선을 구축했다. 과장 대신 절제를 택했다. 대사보다 표정의 미세한 변화로 심리를 드러냈다. 이는 스크린 환경에서 더욱 또렷하게 전달됐다. 흥행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흥행은 곧바로 브랜드 가치로 이어졌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2026년 2월 라이징 스타 브랜드평판 분석에서 박지훈은 1위를 기록했다. 참여·미디어·소통·커뮤니티 지수를 종합한 결과다. 특히 소통지수와 미디어지수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며 온라인 확산력이 확인됐다.

광고계 반응도 빠르다. 패션, 뷰티, 식음료 업계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 화제성보다 ‘서사 있는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작품 흥행과 동시에 대중적 친밀도까지 확보한 사례다.

박지훈의 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상반기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 공개를 앞두고 있다. 밀리터리 코미디 장르다. 전작과 결이 다르다. 장르 확장 실험이자, 배우 스펙트럼을 넓히는 선택이다.

‘윙크 보이’에서 출발해 연시은을 거쳐 단종까지. 박지훈은 단계적으로 이미지를 전환해왔다. 이번 흥행은 우연한 반짝 성과라기보다, 누적된 선택의 결과에 가깝다.

스크린을 넘어 광고계까지 영향력을 확장한 현재. 관건은 이 흐름을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배우 커리어로 연결하느냐다. 지금까지는, 적어도 수치와 반응 모두가 그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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