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ISU 회장, IOC 집행위원 선출

韓, 국제 스포츠계 위상 및 외교력 강화 기대

‘젊은 세대’와 소통 거듭 강조

“올림픽 전체가 재밌고 사랑받도록 할 것”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올림픽이 더 재밌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빙상 외교의 중심에 선 김재열(5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에 선출됐다. 단순한 ‘자리’가 아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한 단계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김 회장은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NH호텔 콩그레스센터 내 ‘홈 오브 스케이팅’에서 열린 현장간담회에서 담담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그보다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한국 스포츠가 쌓아온 신뢰 덕분에 가능한 결과”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4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145차 IOC 총회 집행위원 선거에서 유효표 100표 중 찬성 84표를 얻어 당당히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4년, 연임도 가능하다. 고(故)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이후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다.

IOC 집행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위원들로 구성된 IOC 최고 의결기구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부터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김 회장의 합류는 한국이 국제 스포츠 외교의 중심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는 의미다.

그는 한국의 올림픽 개최 이력을 자신있게 언급했다. 김 회장은 “동계(2018 평창), 하계(1988 서울), 동계청소년(2024 강원)까지 세 차례 올림픽을 모두 성공적으로 치렀다”며 “세계선수권, 월드컵을 열어도 만족도가 매우 높다. 그만큼 신뢰를 쌓와왔다”고 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전북이 추진 중인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그는 신중한 태도로 얘기를 꺼냈다. 김 회장은 “개최 방식과 절차는 아직 논의 중이다. 최종 방향이 정해지면,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정체성은 ‘빙상 전문가’다. 2022년 ISU 회장 취임 이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했다. 쇼트트랙에는 비디오 리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해 판정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높였고, 피켜스케이팅에는 LED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관중이 선수 정보를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외부 전문가 영입도 과감했다. 여러 스포츠 분야의 검증된 인재들을 ISU 시스템 안으로 품었다.

그 결과 ISU는 ‘뉴 DNA’를 선언했다. ‘Inspiring Supportive Unstoppable(영감을 주고, 지원하며 멈추지 않는다)’는 철학이다. 자연스레 ‘젊은 세대’와 이어진다. 김 회장이 가장 많이 강조한 단어였다. 그는 “빙상은 인기 종목이지만, 거기에 안주하면 안 된다. 젊은 세대가 열광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회장은 차기 IOC 핵심 개혁 과제인 ‘핏 포 더 퓨처(Fit for the Future)’를 이끄는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과의 협업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올림픽을 더 친근하고, 투명하고, 재미있게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많다. ISU에서 쌓은 경험을 적극 공유하겠다”면서 “올림픽 전체가 더 재미있어지고,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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