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가수 구준엽의 아내이자 대만 톱배우 쉬시위안이 일본 여행 중 폐렴 합병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두 사람의 1년전 비보는 대만과 한국을 동시에 충격에 빠뜨렸다.
쉬시위안은 가족들과 떠난 일본 여행 도중 독감 증세를 보인 뒤 급성 폐렴으로 악화돼 2월 2일 사망했다. 향년 48세. 두 사람은 결혼기념일 3주년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영원한 이별을 맞았다. 현지에서는 “세기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났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준엽이 속한 클론이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던 시절, 콘서트 뒤풀이 자리에서 쉬시위안을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당시 연예계 분위기와 장거리 연애의 현실 앞에서 1년여 만에 이별을 선택해야 했다.
구준엽은 훗날 “그때는 열애설 하나로 활동이 끊길 수 있었다. 주변에서 책임질 수 있겠느냐는 말이 많았고 결국 이별을 통보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그는 쉬시위안을 오랫동안 잊지 못했다.

이후 쉬시위안은 대만 드라마 ‘유성화원’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고, 2011년 결혼과 2021년 이혼을 겪었다. 그 소식을 들은 구준엽은 23년 전 번호로 다시 연락을 시도했고, 두 사람은 기적처럼 재회했다. 2022년 한국과 대만에서 혼인 신고를 마치며 정식 부부가 됐고, 이 러브스토리는 양국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찬사를 받았다.
구준엽은 유 퀴즈 온 더 블럭, 돌싱포맨, 라디오스타 등을 통해 재회 순간을 공개하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결혼식 대신 상견례를 택했고, 반지 대신 커플 타투를 새기며 서로를 향한 사랑을 표현했다. 구준엽은 자신의 몸에 대만 위도와 경도를 새기며 “희원이 있는 곳이 내가 닻을 내릴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행복은 3년도 채 되지 않아 멈춰 섰다. 사별 이후 구준엽은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며 체중이 급격히 줄었고, 매일 쉬시위안의 묘역을 찾아 묘비를 닦고 머무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태블릿으로 아내의 생전 영상을 반복해 보며 고인을 추억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저미게 했다.
최근 ‘셀럽병사의 비밀’ 예고 영상에는 비 오는 날에도 묘소를 찾은 구준엽의 모습이 담겼다. 제작진이 “오늘은 안 나오실 줄 알았다”고 하자 그는 “와야죠. 희원이는 저보다 훨씬 더 힘들게 누워 있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울림을 남겼다.
구준엽은 아내를 기리기 위해 직접 디자인한 추모 조형물도 제작했다. 쉬시위안의 ‘S’를 상징하는 구조와 구준엽을 뜻하는 아홉 개의 계단이 결합된 형태로, 2일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제막식이 진행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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