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그야말로 ‘제로(Zero)’의 시대다. 탄산음료부터 과자, 심지어 소주까지 설탕을 뺀 제품들이 마트 진열대를 점령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제로 제품을 선택하면서도 항상 아쉬운 뒷말이다. 스테비아의 씁쓸한 끝맛이나 알룰로스의 다소 가벼운 단맛에 실망했던 이들이라면 이제 이 이름에 주목해야 한다. 바로 차세대 천연 감미료 ‘타가토스(Tagatose)’다.
타가토스는 우유, 치즈, 사과 등 자연계에 아주 미량으로 존재하는 희소 당이다. 가장 큰 장점은 설탕과 맛이 거의 흡사하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타가토스의 당도는 설탕의 약 92% 수준이다.
인공 감미료 특유의 이질적인 뒷맛이 거의 없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눈 감고 먹으면 설탕과 구분이 불가능한 유일한 감미료”라는 찬사까지 나온다. 반면 칼로리는 설탕(4kcal/g)의 3분의 1 수준인 1.5kcal/g에 불과하다. 맛은 그대로 즐기면서 체중 관리의 부담은 획기적으로 줄인 셈이다.
타가토스가 저칼로리 감미료를 넘어 ‘건강 치트키’로 불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혈당 지수(GI)에 있다. 설탕의 GI 지수가 68인 데 비해, 타가토스는 고작 3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타가토스는 섭취 시 인슐린 수치를 급격히 높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식후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당뇨병 환자나 식단 관리가 필수적인 현대인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단맛을 즐기면서 혈당 스파이크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타가토스가 시장의 주류가 되지 못했던 이유는 단 하나, ‘비싼 가격’이었다. 자연 상태에서 추출하기가 워낙 까다로워 설탕보다 수십 배 비싼 가격표가 붙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효소 공법을 활용한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하며 반전이 시작됐다.
최근 며칠 사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타가토스의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신기술 공법과 설비 투자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대량 생산이 본격화되면 음료는 물론 빵, 케이크 등 열 가공이 필요한 제과·제빵 분야에서도 설탕을 완벽히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타가토스는 열에 강해 요리용 당으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한 ‘무당(無糖)’을 넘어 ‘설탕과 똑같은 맛’을 원한다”며 “타가토스 양산 체제가 갖춰지면 알룰로스와 에리스리톨이 주도하던 감미료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greg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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