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천재타자’ 강백호, 숙제는 수비

김경문 감독, 1루수 우선…외야도 ‘병행’ 예정

채은성·페라자 등 DH 활용폭 넓혀야

호주·오키나와 캠프서 ‘수비하는 강백호’ 완성이 관건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내야와 외야 글러브 무조건 챙겨오라고 했다.”

한화의 2026시즌 구상은 스프링캠프에서 시작한다. 중심에는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100억 천재 타자’ 강백호(27)가 있다. 한화는 강백호를 영입하며, 강력한 타선을 완성했지만, 숙제가 남았다. 바로 수비다.

김경문 감독은 캠프 초반부터 ‘수비하는 강백호’ 만들기에 시동을 건다. 지명타자 독식은 없다. 김 감독은 “어린 나이에 지명타자로만 쓰기엔 아깝다”며 “내야와 외야 글러브를 모두 준비하라고 했다. 포수는 아니다. 우선 1루수를 먼저 준비해 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구상은 명확하다. 1루수 채은성이 30대 중반을 넘겼다. 144경기 풀타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는 “(채)은성이가 144경기를 다 뛰는 건 쉽지 않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지명타자를 활용해야 한다”며 “강백호가 수비 포지션을 하나 잡아주면, 지명타자를 돌아가며 쓸 수 있다. 이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즉, 강백호의 수비는 선택이 아닌 운용의 열쇠다. 스프링캠프에서의 1차 실험대는 1루수다. 강백호가 프로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포지션이기도 하다. 실제로 2021시즌 강백호는 1루수로 1068이닝을 뛰었다.

다만 김 감독의 시야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외야 옵션도 열어둔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8)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강)백호는 타격이나 수비 모두 스피드가 있는 선수”라며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 잘할 거라고 본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캠프에서는 1루 집중 훈련을 기본으로, 상황에 따라 외야 병행이 유력해 보인다.

강백호는 2018년 KT에서 데뷔해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로 성장했다. 한화는 올겨울 4년 최대 100억원을 안기며 그의 방망이에 미래를 걸었다. 여기에 페라자 재영입까지 더해 타선 파괴력은 리그 최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김 감독의 시선은 단순하지 않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서 지명타자 한자리는 ‘휴식용 카드’다. 베테랑을 살리고, 시즌을 길게 보려면 누군가는 수비를 책임져야 한다. 그 역할의 1순위가 바로 강백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 확률은 반반. 시도하지 않으면 답도 없다. 김 감독은 ‘글러브 두 개’라는 상징적인 주문으로, 강백호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2026시즌 한화 타선의 완성도는, 스프링캠프에서 시작될 ‘수비하는 강백호’가 쥐고 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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