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식사마 매직’을 앞세운 베트남은 아시아의 중심을 향해 전진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4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21일(한국시간) 4강전서 중국에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서아시아의 강자들을 물리치는 저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대회를 치렀다고 볼 만하다.
무엇보다 ‘탈(脫)동남아’를 선언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김 감독 부임 후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는 적수가 없는 팀이 됐다. 동남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U-23 챔피언십, 그리고 지난 12월 동남아시아(SEA)게임까지 싹쓸이 우승했다. ‘동남아 최강’으로 발돋움했다.

김 감독의 눈은 아시아 전체로 향했다. 베트남은 과거 박항서 전 감독이 이끌었던 시절 U-23 아시안컵 결승에 올랐고, 아시안게임에서도 4강에 진출하며 아시아의 중심에 선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후 사령탑 체제에서는 동남아시아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며 무너졌다. 김 감독은 베트남을 재건해 아시아에서도 강한 팀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동남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격돌했던 태국의 경우 조별리그서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탈락했다. 베트남과의 격차가 확연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우연은 아니다.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뒤 김 감독은 끝없이 노력하고 공부했다. 베트남 자원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꼼꼼하게 관찰했고, 현지 문화, 환경에 녹아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선수 이름을 빠르게 외우는 것은 기본이고 A매치에서 베트남 국가까지 외울 정도로 스며들었다. 베트남 특유의 장점은 살리는 동시에 고쳐야 할 점은 단호하게 지적하는 리더십으로 권위까지 확보했다.

김 감독은 축구적인 면에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지난해 10월 사택에서 만난 김 감독은 K리그 경기를 보며 전술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유튜브 시청 목록에는 축구 전술, 훈련 등에 관한 콘텐츠로 가득했다. 축구 자체에 몰두하며 지도자로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은 짜임새 있는 후방 빌드업과 공수 간격으로 호평받았다. 김 감독은 베트남에서 리더십과 전술, 두 요소를 두루 갖춘 지도자로 진화했다.
‘사단’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이운재 골키퍼 코치, 이정수 코치, 윤동헌 피지컬 코치까지 한국인 코칭스태프의 협업은 베트남을 체계적인 팀으로 변모시켰다. 여기에 박항서 감독의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도 김 감독이 빠르게 베트남을 강호로 바꾸는 요인이 됐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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