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차라리 침묵이 나았을지 모른다. 법적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뉴진스의 다니엘이 직접 대중과 마주했다. 안 하니만 못한 자충수가 됐다. 울먹거리며 속내를 꺼내놨으나 공허했다.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기보단 차가운 물음표만 남겼다.
그룹 뉴진스 출신 다니엘이 지난 12일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소속사 어도어로부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받고 43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린 이후 첫 행보다. 이날 다니엘은 “버니즈(팬덤)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며 울컥했다. 그리고 “제 마음 한편에는 항상 뉴진스가 있다”고 강조했다.
울컥한 감정을 애써 누르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하지만 그 눈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가 내뱉은 “마음속의 뉴진스”라는 말과 그가 지난 수개월간 보여준 행동 사이의 괴리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다니엘은 앞서 어도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팀을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며 패소하자, 돌연 “소속사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법적으로 승산이 없자 태도를 바꾼 셈이다. 어도어는 물론 대중도 그 과정을 온전히 지켜봤다. 주도권은 어도어에게 넘어간 상태였다.

그럼에도 바뀐 게 없었다. 다른 멤버들이 빠르게 항복 선언을 한 것과 달리 다니엘 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도저히 개선할 수 없는 신뢰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어도어는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막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금액만 약 43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금의 파국을 초래한 건 다니엘 본인의 선택이었다. “멤버들과 함께하기 위해 싸웠다”고 항변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싸움 방식이 뉴진스라는 울타리를 스스로 걷어차는 꼴이 됐다. 정말 팀을 지키고 싶었고, 팬들을 생각했다면 극단적인 법적 분쟁 대신 대화와 타협을 선택했어야 했다.
그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린 뒤 이제 와서 “이건 끝이 아니다” “소송 상황을 정리 중이다”라며 팬들에게 감성적인 호소를 하는 것은 무책임하게 비친다. 43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소송 가액은 ‘마음’이나 ‘눈빛’ 같은 추상적인 단어로 덮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음악이 멈춰도 마음은 계속 이어져 있다”는 그의 말은 아름답게 들릴지 모르나, 현실은 냉혹하다. 뉴진스라는 브랜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치명상을 입었고, 다니엘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나 책임 통감 없이 “진실하고 아름답게 나누고 싶다”며 감정에 호소하는 화법은 빈 공간을 메울 수 없다. 지금 대중과 팬들이 다니엘에게 듣고 싶은 건 막연한 희망 고문이나 눈물이 아니다. 본인이 벌어지게 한 사태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과 책임감 있는 태도다. ‘마음 속의 뉴진스’를 외치기엔, 그가 현실에서 뉴진스와 팬들에게 입힌 생채기가 너무 깊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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