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진천=김용일 기자] “민감한 얘기지만 쇼트트랙에서 과거 내부 갈등, 불화가 있었는데 이번 대표팀은 팀 워크가 역대 최고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훈련장을 가장 많이 찾았다는 김택수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은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당사자도 고개를 끄덕인다. ‘유럽세’가 어느 때보다 변수로 떠오른 밀라노에서 ‘쇼트트랙 코리아’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한국은 금메달 26개, 은메달 16개, 동메달 11개로 총 53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직전 베이징 대회 때도 한국이 획득한 2개 금메달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효자 종목’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

하지만 빛과 어둠이 공존했다. 올림픽 전후로 극심한 파벌 다툼, 다수 비위 문제 등이 겹치며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지도자가 공금 처리 문제로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거나, 인선 문제 등이 겹치며 떠들썩했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단 남녀 선수는 흔들림 없이 밀라노행이 임박할 때까지 계획대로 훈련해왔다.

김 촌장은 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캡틴’ 최민정을 언급하며 “주말 외박을 다녀올 때다. 일요일 오후였다.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일찍 개인훈련하는 거 보고 놀랐다. 올림픽에서 두 번이나 금메달을 따고 세 번째 도전하는 선수다. 어떻게 보면 첫 번째보다 더 힘들텐데 준비 과정이 후배에게 귀감이 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쇼트트랙 대표팀이 일주일에 3~4회 새벽 훈련을 한다. 지난해 쇼트트랙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있었다. 선수가 심리적으로 위축했을 텐데 잘 견디고 훈련에 전념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자부심을 품으며 최선을 다하는 걸 보면서 ‘나도 선수 때 저렇게 열정적으로 했을까’싶더라”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쇼트트랙 대표팀이 ‘원 팀’이라고 강조한 그는 “선수간의 불협화음 등은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남녀 대표팀 모두 시너지를 내야 하는 계주만큼은 금빛으로 장식하고 싶다는 의지다. 3회 연속 올림픽에 나서는 최민정은 “모두 단체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여자 계주와 혼성 계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개인전은 한국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 ‘맏언니’인 이소연(스포츠토토)도 “이번 시즌 대표팀 분위기가 유독 좋다. 대화를 많이 하는데 기운을 이어가겠다”며 계주 선전을 바랐다.

‘포스트 최민정’의 길을 걷는 김길리는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기쁜 마음으로 쇼핑도 하고 싶다”고 웃었다.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대회 여자 3000m 계주 2연패를 차지한 한국은 직전 베이징 대회에서는 네덜란드에 금메달을 내주며 준우승했다. 8년 만에 정상을 정조준하며 최근 계주 순서도 조정했다. 특히 최민정은 평창 대회 당시 고의 충돌 의혹으로 갈등을 빚은 심석희(서울시청)와 다시 합을 맞추고 있다. 그는 “올림픽에서 최상의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월드투어 당시 성적을 바탕으로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고 했다. 심석희는 “소치에서 그랬던 것처럼 4~5명의 선수가 경기에서 한 팀이 되는 게 가장 명장면일 것”이라고 했다.

남자 대표팀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5000m 계주 금메달을 따낸 이후 20년 만에 금빛에 도전한다. ‘캡틴’ 이준서(성남시청)는 “토리노 올림픽이 열린 이탈리아에서 다시 올림픽이 열린다. 패기 있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직전 베이징 대회 남자 1500m 금메달에 빛나는 황대헌(강원도청)은 지난달 월드투어 4차 대회 당시 왼 무릎을 다친 것과 관련해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우선 목표”라며 경험을 살려 도전할 뜻을 밝혔다.

임종언(고양시청)과 신동민(고려대)도 “혼성계주와 남녀 계주 모두 좋은 호흡으로 준비하고 있다”, “다같이 웃을 계주에서 꼭 금메달 따고 싶다”고 목소리를 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