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인천공항=정다워 기자] 수원 삼성으로 떠난 이정효 감독과 이름 한 글자만 다른 남자. 광주FC 이정규 감독이 짙은 그림자 속에서 어려운 도전에 나선다.
이정규 감독은 2022년 이정효 감독이 광주 사령탑으로 시작할 때 사단으로 함께한 지도자다. 3년 동안 이정효 감독을 보좌했고, 지난해 서울 이랜드 코치로 일하다 올해 광주 지휘봉을 잡았다.
부담이 엄청나게 큰 자리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의 역사를 바꾼 입지전적 사령탑이다. 승격, K리그1 3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 진출, 코리아컵 준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 초보 감독이 뛰어넘을 수 없는 존재감이다.

5일 태국 후아힌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이정규 감독은 이정효 감독의 그림자를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감독님은 내게 신적인 존재다. 감독님께 배운 게 많다”라면서 “주위에서 격려를 많이 해주신다. 감독님도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부담이 당연히 되지만 동기부여도 된다. 감독님 이름에 먹칠하지 않게 내가 열심히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규 감독은 “나 역시 지도자 생활을 10년 넘게 했다. 증명해야 한다. 나도 비주류 선수 출신이다. 말로 하는 것보다 축구를 통해 어떤 스타일인지 보여드리는 게 맞다. 빨리 2월이 오면 좋겠다”라며 새 시즌 돌풍을 자신했다.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이정효 감독의 색깔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정규 감독은 “나도 비슷한 축구를 선호한다. 감독님께서 강조하셨던 공간 활용, 포지션 변화 등을 같은 맥락에서 인식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트랜지션(공수 전환)에서는 우리가 1위 팀이 되고 싶다. 좋은 방향으로 선수들을 안내해 좋은 축구를 하고 싶다”라는 구상을 밝혔다.

‘우상’ 이정효 감독과의 맞대결도 기다리고 있다. 수원 삼성이 승격하고, 광주가 K리그1에 잔류하면 2027시즌에는 두 사람이 지략 대결을 벌일 수 있다. 이정규 감독은 “그건 내 꿈”이라면서 “내가 감독님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그러고 싶은 생각도 아직 없다. 다만 감독님과 격돌하게 되면 하고 싶은 얘기는 있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야심 차게 첫 사령탑 생활을 시작하지만, 광주 사정은 여의찮다. 겨울 선수 등록이 불가능한데 주요 자원이 줄줄이 빠져나갔다. 이정규 감독은 “많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다 알고 왔다. 4년 전에도 그랬다. 그때도 우리는 강등 후보였다. 감독님의 역할이 커 많은 것을 해냈다”라며 “목표는 파이널A 진출이다. 선수들과 방향성에 관해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 광주는 하나의 팀으로 싸우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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