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감독, 역대 7번째 300승 달성
그러나 팀은 위기 상황
김선형 공백이 너무 크다
버티는 것이 중요, 문 감독 ‘진짜 명장’ 될 수 있을까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수원 KT 문경은(54) 감독이 300승 고지를 밟았다. 한국 농구 역사에 이름을 새롭게 새겼다. 그러나 기록은 과거의 성취에 불과하다. 진짜 평가는 지금부터다. 핵심 전력이 빠진 위기의 팀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문경은이라는 이름의 다음 단계를 결정한다. 과연 문 감독은 진짜 ‘명장’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수원 KT는 지난 27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78-75로 이겼다. 이 승리로 문경은 감독은 통산 300번째 승리를 채웠다. 299승에서 멈춰 있던 시간이 길었다. 원주 DB, 부산 KCC,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연달아 패하며 ‘아홉 수’에 걸렸었다. 네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고비를 넘겼다.
300승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문경은 감독은 역대 7번째 300승 사령탑이 됐다. 유재학, 전창진, 김진, 신선우, 추일승, 유도훈 등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지도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명장 반열에 올라서는 것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다. KT는 3연패에 빠지며 순위 경쟁에서 뒤로 밀렸다. 간신히 승리를 챙기며 상위권 팀과 격차를 유지했지만, 경기 내용은 여전히 불안하다. 이유는 분명하다. 팀의 중심이 빠졌기 때문이다.
핵심 가드 김선형의 이탈이 치명적이다. 발뒤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올해 복귀는 어렵다. 빨라야 내년 1월이다.
대체 자원이 버티고 있다. 조엘 카굴랑안이 중심을 잡으려 애쓰고, 강성욱 등 신예가 경험을 쌓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대체’ 수준이다. 김선형이 해주던 경기 운영의 무게를 대신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팀은 버텨야 한다.

문경은 감독도 현실을 알고 있다. 그는 “300승보다 팀이 5할 승률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어떤 팀이든 기둥이 빠지면 어렵다. 지금은 분명 힘든 상황이다. 그래도 버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형 없는 시간을 이겨내는 것이 관건이다. 위기의 팀을 다시 세울 수 있을 때, 문경은 감독의 이름 앞에 ‘진짜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금 KT가 그 시험대 위에 서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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