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기안84 혼자 살아남은 격이다.
방송인 박나래, 그룹 샤이니 멤버 키가 소위 ‘주사이모’ 사건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도 일제히 하차했다.
가장 타격이 큰 프로그램은 MBC ‘나 혼자 산다’다. 박나래, 키 모두 고정 출연자였다. 평소 두 사람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개하며 ‘나 혼자 산다’에서 쌓아 올린 서사가 길다. 둘의 동반 하차로 지난 서사가 한순간에 무너진 셈이다.
특히 박나래, 키가 다른 출연자와 소통하며 벌어지는 관계성도 ‘나 혼자 산다’의 주요한 재미였다. 이 역시 두 사람의 하차로 더 이상 화면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시청자들은 대체로 ‘안타까움’보다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크다. 박나래, 키가 평소 방송에서 보여준 친근하고 솔직한 이미지와 달리 이번 ‘주사이모’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이 기대와 어긋났기 때문이다.
박나래는 여전히 ‘주사이모’와 관련된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키는 ‘주사이모’와의 관계 및 지난 과오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했으나, 해명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 사이 ‘나 혼자 산다’ 팬들은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의 존재감에 새삼 주목하고 있다. 주요 멤버들이 구설로 하차하는 동안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물이 바로 기안84이기 때문이다.
기안84는 지난 2016년 6월 고정 멤버로 투입된 이후 9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 차례도 하차 없이 ‘나 혼자 산다’를 지키고 있다.
현 멤버들 중 박나래와 키는 이번 사건으로 하차했고, 방송인 전현무는 과거 사생활 관련 이슈로 한동안 공백기를 가진 적 있다. 다른 멤버들은 기안84보다 출연 기간이 짧다.
사실상 기안84가 ‘나 혼자 산다’의 기둥인 셈이다. 단순한 출연 기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나 혼자 산다’는 네티즌들로부터 ‘연예인들이 잘 먹고 잘사는 내용뿐’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면, 기안84는 결이 다르다는 반응이다. 평소 일상 생활에서도 꾸며진 화려한 모습이 아닌 일명 ‘날것’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다. 마라톤 에피소드에서 입증했듯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주는 감동도 깊다.
결국 기안84의 어깨만 무거워진 상황이다. 동료들이 일으킨 구설로 기안84와 또 다른 대표 고정 멤버 전현무가 ‘나 혼자 산다’의 정체성을 이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게 됐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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