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예전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는데…솔직히 부럽다.”

일본프로야구(NPB) 은퇴 선수가 한 말이다. 2026시즌부터 KBO리그에 아시아쿼터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너나 할 것 없이 일본인 투수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 NPB가 그만큼 빼어난 투수력을 자랑한다는 얘기다. 한국행 러시에 일본도 주목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 계열 일본 주간지 AERA는 일본인 투수들의 KBO리그 진출을 집중 조명하며 1군에 정착하지 못한 선수도 한국 무대에서는 통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SSG의 다케다 쇼타다. 매체는 “소프트뱅크로부터 방출된 뒤 NPB 복수의 구단이 다케다 영입을 검토했지만, 연봉 20만달러(약 3억원)에 SSG와 손을 잡았다”며 “NPB 출신 일본인 선수가 KBO리그와 계약을 맺은 건 주니치 등에서 활약했던 가도쿠라 겐(전 삼성) 이후 15년만”이라고 짚었다.

다케다를 시작으로 일본 투수들이 잇따라 한국행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아시아쿼터제를 발동한 8개 구단 중 LG(라클란 웰스·호주)-한화(왕옌청·대만)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은 모두 일본인 선수를 품에 안았다. 아직 공식 발표 전이지만, 야쿠르트 출신 가나쿠보 유토 역시 키움과 계약이 임박했다.

수요가 늘자 공급도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흐름이다. 삼성-KT는 NPB 1군 무대 경험이 없는 선수를 데려왔으나 SSG-두산-NC-롯데는 1군 경험자로 꾸렸다.

부진한 국제대회 성적도 한몫했다. AERA는 “일본은 직전 WBC 우승 등 꾸준히 성과를 냈지만,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투수력 차이가 크다”고 꼬집으며 “구속뿐 아니라 제구력, 변화구 완성도까지 일본이 우위에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은 최근 일본과 평가전에서 총 23개의 사사구를 남발했다.

이어 매체는 국내 구단 코치의 말을 인용하며 “NPB에 비해 KBO리그는 레벨이 낮다. 일본에서 1군에 정착하지 못한 투수라도 한국에서는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본다. 또한 지난해부터 자동볼판정시스템(ABS)를 도입해 판정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전했다.

KBO리그를 향한 현지 관심도 뜨거운 모양새다. 한 NPB 은퇴 선수는 “솔직히 부럽다”며 “예전에는 일본에서 오퍼가 없으면 독립리그나 사회인 야구, 미국 마이너리그가 선택지의 전부였다. 한국에서 활약하면 NPB 복귀도 노릴 수 있는 만큼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상당할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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