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코미디언 박나래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예능계의 중심에서 활기를 더했다. 하지만 논란이 터지고 그 이름이 순식간에 화면 밖으로 밀려났다. 방송가 곳곳에서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놀라운 토요일’ 등 오랜 시간 함께해 온 프로그램에서 하차가 확정됐다. 지상파에 이어 웹예능도 쉼표를 찍었다. 박나래가 기획부터 촬영까지 직접 주도해오던 유튜브 콘텐츠 ‘나래식’은 제작 중단을 알렸다.

방송·OTT·유튜브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정리되는 움직임은 업계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일시적 논란’이 아닌 ‘장기 리스크’로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논란의 기점은 전 매니저 두 사람의 폭로였다. 이들은 박나래의 1인 기획사에서 근무하며 폭언, 상해, 사적 심부름,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 다양한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하며 고소·고발과 함께 박나래 소유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박나래 측은 즉각 반박했다. 전 매니저들이 퇴직금 지급 이후 회사 매출의 10%를 요구하며 금액을 점차 늘려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근거 없는 폭로와 금품 요구”로 정신적 충격이 있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의혹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졌다. 이후 불거진 문제는 단순한 갑질 의혹을 넘어섰다. 1인 기획사 미등록 논란은 법적 책임까지 거론되며 사안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박나래 측은 “직원들이 허위 보고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횡령 의혹이 뒤따랐다.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가 전 남자친구에게 급여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지급하고, 전세보증금 마련까지 회사 계좌에서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박나래는 이를 “말도 안 되는 허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업계를 뒤흔든 ‘주사 이모’ 논란. 비의료인이 가정집에서 링거 시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의료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됐다.

박나래 측은 평소 왕진 서비스를 이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의사협회 DB 조회 결과 해당 인물이 의료 면허가 없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결정적 타격은 “전 매니저들과 화해했다”는 박나래의 공식 입장이 뒤집히며 발생했다. 채널A 보도로 매니저들은 “사과도 없었고 합의도 없었다”고 주장했고, 오히려 “소송하자”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여론은 이 대목에서 급격히 돌아섰다. 해명 과정까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은 방송계 판단을 더욱 신속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박나래는 단기간에 사실상 ‘전면 중단’ 상태에 놓였다. 예능 MC, 게스트, 웹예능 PD이자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던 그녀의 콘텐츠는 편성표에서 소리 없이 사라졌고, 새 프로젝트였던 MBC 신규 예능 ‘나도신나’ 역시 편성이 취소됐다.

박나래가 다시 무대 위로 올라올 수 있을지, 모든 답은 향후 수사와 판단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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