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올해의 가장 잘 익은 권용재 감독의 데뷔작 '고당도'가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고당도’ 측은 10일 개봉과 함께 예비 관객들을 위한 관람 포인트 세 가지를 공개했다. ‘고당도’는 아버지 부의금으로 조카의 의대 등록금을 마련하려는 가족의 가짜 장례 비즈니스를 담았다.

앞서 영화 '로비', '찬실이는 복도 많지'와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등 영화와 TV, OTT 매체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배우 강말금과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리턴', 영화 '미나문방구' 등 개성있는 연기로 다양한 장르의 극적 몰입도를 높여온 대체불가 배우 봉태규가 주연을 맡아 떫디떫은 현실 남매를 연기한다.

여기에 다수의 독립영화에서 활약해 온 베테랑 배우 장리우, 무한 잠재력이 빛나는 신예 배우 정순범, 그리고 독보적인 존재감 양말복 배우가 함께해 가족 ‘케미’스트리를 완성한다.

'고당도'로 장편 데뷔를 알린 권용재 감독은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거치며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해 온 신예다. 권용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고당도'는 임종이 멀지 않은 아버지의 가짜 장례식을 미리 치른다는 기막힌 설정을 통해, 선택할 수 없는 가족 관계가 품고 있는 달콤떨떠름한 순간을 그렸다.

감독 특유의 현실 풍자 기반 코미디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서스펜스와 씁쓸한 블랙 코미디가 진하게 첨가됐다. 인생의 희극과 비극을 제철 감에 비유하며 무르익는 가족의 순간을 담아낸 영화 '고당도'는 올해 가장 잘 익은 장편 데뷔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빛나는 배우 강말금, 봉태규, 장리우, 정순범의 고농축 열연이 '고당도'에 고밀도 케미스트리를 폭발시킨다. 주인공 선영 역의 배우 강말금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2020)로 첫 장편영화 주연을 맡아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단박에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배우 봉태규는 '바람난 가족'(2003), '펜트하우스'(2020) 등을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와 감각적인 연기로 주목받아 왔다. 강말금과 봉태규는 영화 '고당도'에서 부의금을 목적으로 아버지의 가짜 장례식을 꾸미는 남매 선영과 일회로 분해,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으며 떫디떫은 남매 케미를 발산한다.

배우 장리우는 영화 '고갈'(2009)로 시라큐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심도 깊은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배우 정순범은 '최소한의 선의'(2024), '우리의 이름'(2025) 등 독립 단편과 장편을 오가며 자신만의 연기 결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배우 장리우와 정순범은 각각 영화 '고당도'에서 실수로 부고 문자를 발송하며 사건을 촉발시키는 일회의 아내 효연과, 할아버지의 가짜 장례식이 진행 중인 건 꿈에도 모른 채 사건에 휘말리는 선영의 조카 동호 역을 맡아, 극에 가족의 떫은맛과 단맛을 더한다.

영화 '고당도'는 대중과 가까운 ‘장례식’ 소재를 기반해 그럴 법한 ‘가짜 장례식 소동’과 등장인물 저마다의 내밀한 비밀과 욕망을 속도감 있게 펼쳐내어 궁극에 가족의 ‘의미’와 ‘선택’이라는 사려 깊고 묵직한 질문에 당도하는 작품이다. '고당도' 속 가족은 아무리 봐도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존재로 보인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지만 가족은 선택할 수 없기에, 이 가족은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후회를 남긴다. 온전히 끊어낼 수 없어 서로를 짐처럼 여기던 한 가족이 함께 고난을 통과하는 과정은 폭소와 실소를 터트리게 한다. '고당도'는 떫기만 한 줄 알았던 가족이 단맛을 드러내는 그 찰나를 유려하게 포착한다.

이렇듯 가족의 의미에 대한 사려 깊고 묵직한 질문에 당도하는 영화 '고당도'는 개봉 전부터 다양한 지역의 여러 단체에서 단체관람 상영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올 연말 극장에서 ‘함께’ 보기 좋은 ‘의미’있는 영화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sjay0928@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