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OTT 공룡’으로 불리는 넷플릭스가 할리우드 제작사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라더스)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이 인수전에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까지 참전하며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워너브라더스를 720억 달러(약 110조 원)에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 가격은 27.75달러였다. 이제 남은 절차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승인뿐이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넷플릭스와 경쟁했던 파라마운트가 다시 움직였다. 이들은 워너브라더스 주주들에게 주당 30달러를 제안하며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 파라마운트의 재참전으로 이 인수전의 결말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졌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와 미국 내 제작 역량 강화라는 목표를 세워왔다. 계획대로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견줄 상대가 없을 정도의 초대형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독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넷플릭스 측은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극장 개봉작과 HBO·HBO MAX 콘텐츠 등 기존 워너브라더스 라인업을 동일한 방식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OTT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돼온 콘텐츠 역시 변화 없이 유지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9일 오전 소비자들에게 “(워너브라더스 인수 건으로) 당장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두 스트리밍 서비스는 계속해서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이번 인수 거래는 규제 당국 및 주주의 승인을 포함, 완료까지 몇 단계가 더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콘텐츠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한 OTT 플랫폼 관계자는 “워너브라더스가 그동안 한국 콘텐츠에 적극 투자해온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인수가 국내 시장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경계도 있다. 또 다른 OTT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한 작품을 여러 플랫폼에 판매할 수 있었지만, 워너브라더스가 넷플릭스에 인수되면 창작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제 인수 기업이 확정되고 절차가 완료되기까지는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현재 넷플릭스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어, 이들의 인수에 대한 반독점 규제 심사가 엄격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와 관련해 “이미 큰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넷플릭스에 워너브라더스까지 더하면 점유율에 더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내비친 바 있다. 이에 해당 인수전의 승기가 어느 쪽으로 기울게 될 지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의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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