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기상천외한 트레일 마라톤에 도전한 기안84와 권화운이 각자의 방식으로 한계를 돌파, ‘지옥 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특히 권화운은 첫 출전에 2등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 순간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을 올렸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극한84’에서는 기안84와 권화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빅5 마라톤’ 도전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기안84는 극악의 고통 속에서도 집념으로 완주했다. 권화운은 치밀한 전략으로 2위를 기록하며 짜릿한 성취감을 맛봤다.

두려움을 잊기 위해 긍정 마인드를 유지하려고 했던 기안84는 출발 3㎞ 만에 만난 오르막 구간에서 첫 고비를 맞았다. 이후 낭떠러지처럼 급격한 경사와 마주친 내리막에서 몸을 제어하지 못한 채 끌어내려 가듯 더 큰 난관과 사투를 벌였다.
기안84는 내리막 코스 이후 발목 통증에 뛰고 멈추기를 반복했다. 13㎞ 구간을 넘어서면서 등장한 모래 코스에서는 걷기조차 어려워지자 “차라리 저 코뿔소가 들이받아 줬으면”이라고 말할 만큼 힘든 기색을 드러냈다.
그를 완주할 수 있도록 도운 건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도 유쾌한 러너들의 힘이었다. 레이스 후반부 ‘러너들의 지옥’에서 결국 구토하며 쓰러졌지만 “내가 시작했으니 내가 끝내야 한다”며 강한 집념으로 6시간 38분 54초로 완주에 성공했다.
반면, 대회 전부터 구간별·지형별 전략을 치밀하게 분석한 권화운은 오르막을 평지처럼 가볍게 뛰어 올라가 시선을 끌었다. 그는 한 달간 무려 512㎞를 달리는 등 남산과 인왕산 계단을 매일 오르내리며 트레일 모의 훈련을 반복해 체력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안정된 페이스로 24㎞ 지점을 지나면서 속도를 낸 권화운은 “한 명 한 명 추월해보겠다”라며 3분 44초대 페이스로 앞서가던 러너들을 순식간에 제쳤다. 그는 “제 영광의 시대는 지금”이라며 역전에 성공, 2위 케냐 참가자를 제치고 3시간 47분 49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권화운이 유일하게 따라잡지 못한 1위 참가자는 1600㎞ 레이스·4,000㎞ 횡단 등으로 유명한 호주 출신 울트라마라톤 전문 러너였다. 그는 “운이 조금 없었다. 왜 하필 그 형님이 올해 참가하셔서”라면서도 “그런 분과 선두 경쟁을 펼쳤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제 마음속에서는 저에게 1등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모든 걸 게워 낼 만큼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다시 일어나 달리는 기안84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기안84의 포기를 모르는 집념과 강한 정신력, 권화운의 놀라운 질주와 치밀한 준비는 앞으로 펼쳐질 극한 크루의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수도권 기준 2049 시청률 1.3%, 가구 시청률 3.2%로 집계돼 전주 대비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기안84가 결승선을 통과해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은 분당 최고 시청률 4.7%까지 올랐다.
새로운 크루원 영입에 이어 ‘프랑스’에서 도전하는 새로운 마라톤이 예고된 기안84와 극한 크루의 놀라운 도전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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