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홍은동=정다워 기자] 시상식은 ‘전북 천하’ 분위기였지만, 전북 현대 선수들은 마냥 웃지 못했다.
전북의 송범근, 홍정호, 박진섭, 김진규, 강상윤, 송민규 등 6명의 선수는 1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11에 들어가는 기쁨을 누렸다. K리그1(1부 리그 기준) 역대 베스트11 시상에서 한 팀이 6명을 배출한 것은 2006년의 수원 삼성 이후 무려 19년 만의 일이다. 올해 전북이 얼마나 압도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시상식이었다.
전북은 올시즌 K리그1에서 조기 우승을 차지했고, 시상식에서도 주인공이 됐다. 비록 MVP는 이동경(울산HD)에게 향했지만, 거스 포옛 감독이 감독상, 은퇴한 최철순이 공로상을 수상하며 잔치의 주인공이 됐다.
기쁨 속에서도 전북 선수들은 김영빈과 전진우, 두 명의 동료를 기억했다.
김영빈은 올시즌 28경기에 출전하며 전북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했지만 최종 후보에서는 제외됐다. 대신 홍정호가 들어가 수상했다. 사실 둘 중 누가 후보가 됐더라도 수상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였다.
홍정호는 “오랜만에 전북 선수들이 함께 받아 기분이 더 좋다. 4년 전에도 나 혼자 받았다. 동료들이 많이 오니 더 기분이 난다”라면서도 “후보 명단을 본 후 계속 마음이 마냥 편하지 않았다. 내가 아니라 영빈이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게 맞나 생각도 들었다”라며 후배의 마음을 걱정했다.
이어 홍정호는 “이 상은 영빈이가 받는 게 맞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 기회가 된다면 영빈이가 원하는 선물을 하나 사주겠다. 이 자리를 통해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라며 따로 마음을 전하겠다고 했다.
전진우가 상을 받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16골 2도움으로 맹활약했지만 득점왕 싸박(수원FC), MVP 후보 이동경(울산HD)가 버티는 포워드 부문 후보에 들어가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들어갔다면 수상 가능성이 컸을 텐데, 하필 강력한 후보 두 명과 싸우는 바람에 수상이 좌절됐다.
송민규는 “진우가 계속 마음에 걸린다. 진우가 올해 우승에 큰 역할을 했는데 함께하지 못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우승의 일등 공신이다. 동료들끼리 선물을 해줘야 할 것 같다”라며 상을 받지 못한 전진우를 위로했다.
골키퍼 송범근은 최근 인종차별 논란 속 한국을 떠나기로 한 타노스 코치도 언급했다. 타노스 코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뒤 사퇴를 결정했다. 송범근은 “한국을 너무 사랑하시는 타노스 코치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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