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재일한국인 이상일 감독의 작품 ‘국보’가 일본에서 폭발적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 이후 일본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며 22년 만에 실사 영화 흥행 수익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에서도 박스오피스 TOP5를 유지하며 조용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국보’는 일본에서 개봉 172일 동안 173억7739만4500엔(약 1634억 원)을 기록하며 누적 관객 1231만 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춤추는 대수사선 2: 레인보우 브리지 봉쇄하라’(2003)가 보유하던 173.5억 엔의 흥행 수익을 넘어섰고, 역대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22년 만에 세워진 새로운 기록이다. ‘국보’는 일본 전체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도 역대 11위에 안착했다. 특히 역대 1~11위 중 ‘타이타닉’(1997),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 그리고 이번 ‘국보’(2025)를 제외하면 모두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에서 실사 영화가 신기록을 세운 것은 매우 팬데믹 이후 실사 영화 최고 흥행 기록 또한 새로 썼다.

‘국보’는 흥행뿐 아니라 작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일본 대표로 선정됐으며, 5월 칸 영화제, 6월 상하이 국제영화제,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프레젠테이션, 10월 방콕국제영화제 폐막작 등 굵직한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개봉 전부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이어 지난 19일 국내 정식 개봉 이후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5만 8328명, 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국보’는 같은 기간 ‘위키드: 포 굿’ ‘나우 유 씨 미 3’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경쟁했다. 전체 좌석수가 평균 9.1만 석으로 적은 불리한 조건에서도, 주말 평균 13.7%의 좌석 판매율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일본의 폭발적인 성과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지만, 국내에서는 꾸준히 박스오피스 TOP5를 지키며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본 현지에 비해 국내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로 영화계는 ‘3시간 러닝타임’ ‘블록버스터와의 정면 경쟁’ ‘가부키라는 다소 낯선 일본 전통 예능 소재’ 등을 꼽는다.

그럼에도 ‘국보’는 일본에서 개봉 첫 주보다 2주차, 3주차 관객이 더 증가하는 ‘개싸라기 흥행’을 보여준 바 있다. 이 같은 상승형 흥행 곡선이 국내에서도 재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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