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대 박하준, 대학리그 LoL 종목 MVP 등극
“티어 낮아 걱정” 이겨낸 반전 드라마
“형들이 끝까지 믿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

[스포츠서울 | 광주=김민규 기자] “형들이 끝까지 믿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
2025 e스포츠 대학리그 LoL 종목의 주인공은 신구대학교였다. 2년 연속 우승컵을 품었다. 그 중심에는 정글러 박하준이 있었다.
신구대는 23일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전국결선 결승전에서 오산대를 세트스코어 2-0으로 제압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결승전 MVP 영광은 ‘가장 낮은 티어’에서 출발했던 정글러 박하준에게 돌아갔다.
박하준은 시팀 내에서 가장 낮은 티어 마스터였다. 그러나 그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지로 노력의 강도를 올렸다. 자료를 찾아보고, 팀원들과 함께 분석하고, 반복 연습을 거듭했다. 결선무대를 앞두고 그는 그랜드마스터에 진입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 나선 박하준은 “그랜드마스터를 한 번도 못 달아봤는데, 올라가는 과정에서 팀원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결승전에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티어는 낮았지만 실력은 한계가 아니었다. 결승전에서도 박하준은 초중반 동선을 장악하며 경기의 리듬을 설계했다. 신구대가 오브젝트·시야·한타를 완벽하게 통제한 뒤 ‘압도적 2-0’을 완성한 데는 그의 흔들림 없는 정글링이 결정적이었다.
신구대는 e스포츠학과로 구성된 팀이다. 졸업 후 진로에 대해 묻자 박하준의 대답은 단호했다.
그는 “프로 e스포츠 선수에 도전하고 싶다”며 “안되면 아카데미 코치나 학원에서 게임을 가르치며 계속 e스포츠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승 한 번으로 끝나는 청춘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이다. 그리고 우승 상금은 500만원, 박하준은 “준비하는 동안 응원해준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어서, 밥 사는 데 쓰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 후 예상 MVP를 묻자 그는 웃으며 “나”라고 했다. 그리고 그 말이 현실이 됐다.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었지만, 실력으로 증명했다. 한타의 중심을 읽고, 오브젝트 타이밍을 만들고, 팀이 흔들릴 땐 리듬을 잡았다. 대학리그 결승전에서 가장 빛났다.
박하준은 마지막으로 팀의 주장인 서포터 윤성우를 향한 메시지를 남겼다. 졸업을 앞둔 윤성우는 내년에는 대학리그에 참가하지 않는다.
그는 “윤성우 형이 끝까지 함께해줘서 너무 고맙다. 그리고 신구대 e스포츠학과 친구들도 많이 도와줬다. 우승은 모두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e스포츠 대학리그 2년 연속 우승.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결승까지의 완벽한 행보. 그리고 ‘마스터에서 출발’해 ‘MVP 정복’까지, 올해 가장 뚜렷한 이름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바로 정글러 박하준이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