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어린 투수들 공이 너무 빨라 무서울 때가 많다.”
국제대회에서 패스트볼 구속은 중요한 요소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패스트볼 평균 구속 전체 16위를 기록하며 1라운드에서 무릎을 꿇었지만, 시속 150㎞대 빠른 공을 던지는 루키들이 대거 등장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그러나 청신호가 켜진 건 분명한 셈. 베테랑조차 혀를 내두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안방에서 열린 체코와 2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대표팀은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일전을 치른다. 내년 WBC 같은 조에 속한 상대 팀의 전력을 미리 분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본게임과 무게감은 다소 다를지언정, 최근 국제 대회만 나가면 초라한 성적을 면치 못한 대표팀으로서는 마냥 가볍게 볼만한 상황은 아니다. 3회 연속 조기 탈락 수모에 ‘우물 안의 개구리’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본래 한일전은 우스갯소리로 가위바위보에서도 지면 안 된다곤 한다. 냉정하게 야구 국제 경쟁력 놓고 보면 라이벌이라 칭하기 어려울 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태평양 건너 활약은 심심찮게 들려오는 반면 한국 선수들은 잠잠한 편.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힘을 쓰지 못하는 현실이다.


직전 WBC와 비교해도 일본은 시속 153.5㎞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고, 정상까지 올라섰다. 대표팀 또한 강속구 투수가 필요했는데, 이번 평가전에서 가능성을 본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젊은 투수들의 구속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곽빈은 1차전에서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을 뿌렸고, 최준용과 김택연 역시 시속 150㎞를 넘겼다.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민석을 비롯해 김서현, 정우주, 배찬승, 김영우도 최고 시속 150㎞를 찍었다. 게다가 정우주와 배찬승, 김영우의 경우 올해 프로에 데뷔한 루키인 만큼 기대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올시즌 패스트볼 구속 161.6㎞를 기록하며 개인 신기록을 경신한 문동주는 등판 전이다.

그라운드에서 직접 어린 투수들의 공을 받는 박동원 역시 감탄했다. “공이 정말 빨라진 것 같다”며 “솔직히 너무 빨라서 무서울 때도 있다. 그만큼 한국 야구가 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혹에도 3년 연속 홀드를 차지한 노경은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류현진-김광현-양현종 등 덕분에 좋은 후배들이 나온 것 같다. 선배들이 쌓은 명성을 어린 선수들이 더 높이 끌어올리지 않을까. 선배들만큼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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