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한때는 상대였지만, 이제는 한 팀이잖아요.”
적지에서 칼을 겨누던 동료도, 부진을 말없이 지켜본 수장도 한 마음, 한뜻으로 21세 영건의 반등을 기다린다. 비단 국내뿐 아니라, 국제대회서 한국야구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부활이 절실하다. 한화 김서현 얘기다.

2025시즌 김서현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올해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해 69경기에 나서 2승4패2홀드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로 활약했다. KT 박영현에 이어 세이브 부분 2위를 차지했고, 한화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주역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먹구름이 드리운 건 후반기부터다. 전반기 성적은 4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55로 든든한 ‘뒷문 지킴이’였지만, 후반기에는 27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이 5.68까지 치솟았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투런 홈런 두 방을 얻어맞으며 1위 탈환 기회를 놓쳤다.

환호도 질책으로 바뀌었다. 거듭된 부진에도 한화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가을야구에서도 기용했으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PO)에서는 2경기, 1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7.00으로 고개를 숙였다.
KS의 경우 한 차례 승리를 거뒀지만, 실점을 주는 치명적인 폭투를 범하는 등 자력이 아닌 ‘얻어걸린 격’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게다가 4차전에서는 0.2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40.50을 거두고 말았다.
문제는 부담을 덜어주고자 점수 차가 큰 상황에 내보내도 흔들렸다는 점이다. 그러나 체코·일본과 치르는 국가대표팀 평가전에 승선한 만큼 살아나야만 한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명실상부 ‘국민 스포츠’로 떠오른 것과 달리 최근 국제 대회에서 힘을 쓰지 못한 까닭이다. 장차 한국야구를 이끌 젊은 선수이기에, 김서현의 반등은 국제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류지현 감독 또한 지나친 관심이 독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상기하며 “때로는 가만히 놔두고 시간을 자연스럽게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전체 34명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KS 맞대결 상대에서 국가대표팀 포수로 변신한 박동원 역시 “이미 지난 일이다. 지금은 한 팀”이라면서 “어떻게든 김서현이 더 잘 던질 수 있게 힘을 모으는 게 첫 번째다. 다 같이 잘 지내고 있다”며 어깨를 다독였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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