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 매진, 통로까지 가득 찬 ‘포토카드 전쟁’
가을야구에서 보던 응원 타올까지 등장
트렌드가 만든 새로운 응원 문화

[스포츠서울 | 고척=박연준 기자] “야구장 들어가니 벌써 3회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얻어서 기분 좋습니다.”
대표팀 평가전 현장에서 응원보다 더 뜨거웠던 것이 있다. 바로 ‘포토 카드’를 얻기 위한 팬들의 열정이다. ‘포토 카드 전쟁’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팬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팬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한정판 ‘국대 포토 카드’를 얻기 위해 최소 40분 이상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8~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과 체코의 K-베이스볼 시리즈는 이틀 모두 전석 매진이었다. 고척 1만6100석이 이틀 연속 매진이다.
가을야구의 열기가 그대로 대표팀 무대로 옮겨왔다. 하지만 정작 야구장 좌석보다 통로 쪽이 더 붐볐다. ‘대표팀 한정판’ 포토 카드를 얻기 위해서다.

KBO가 평가전을 앞두고 준비한 이벤트다. 구단별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의 포토 카드가 무작위로 배포됐다. 응원팀의 카드를 얻기 위해 팬들이 줄을 섰고, 현장은 순식간에 북새통이 됐다.
한화 팬 신민정 씨는 “응원팀 선수가 안 나와서 모르는 사람과 교환했다. 처음 본 팬들과 얘기 나누며 카드 바꾸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KT 팬 이진성 씨는 “1시40분쯤 줄을 섰는데, 입장하니 3회가 시작돼 있었다. 그래도 원하던 선수 카드를 얻어서 만족한다”며 웃었다.

이날 고척돔 입구에서는 ‘대표팀 응원 타올’도 배포됐다. 보통 가을야구에서나 볼 수 있는 이벤트지만, 대표팀 경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팬들은 경기 중 타올을 흔들며 단체 응원을 펼쳤다. 각자 응원팀은 달랐지만, 대표팀 유니폼 아래서는 모두 하나였다.
특히 20~30대 여성 팬의 비중이 높아진 올시즌이다. 포토 카드·응원 타올 등 여성 팬이 좋아하는 ‘굿즈’ 이벤트가 많이 늘었다. 이미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 해당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O리그 대표적인 팬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대표팀 경기에서도 이 흐름이 그대로 이어졌다. 평소 좋아하는 선수의 ‘대표팀 카드’다.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인지라, 많은 팬이 야구 관람을 포기하고 줄을 섰다.

KBO 관계자는 “젊은 세대 팬들이 만든 응원 문화가 대표팀 경기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팬들의 응원 열기와 문화가 국가대표의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 인기가 나날이 늘고 있다.
트렌드따라 팬을 위한 준비가 중요하다. KBO도 이 흐름을 잘 따라갔다. 박수받아 마땅하다. duswns0628@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