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화) 오후 7시, 중앙청소년문화의집 공연장
(사)한국연극협회 원주지부 ‘극단 치악무대’, 청소년 성장드라마
10대의 다양한 고민거리, 과도한 경쟁, 불안한 심리에 관객의 호응

[스포츠서울ㅣ원주=김기원기자]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원주지부(지부장 함두영)는 10월 28일(화) 오후 7시중앙청소년문화의집 공연장에서 제61회 원주예술제 ‘2025 연극공연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을 선보였다.
쌀쌀한 날씨에도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소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연령층도 다양하다. 청소년들의 일상을 코믹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다룬 작품이라 웃음과 진지함이 교차한다.
극중 준호역의 류세일 배우는 여성용 레오타드를 과감하게 착용하여 관객들의 웃음과 당혹감을 동시에 안겼다.
우등생 준호는 여성용 발레복인 레오타드를 착용하면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며 체육수업이 없는 날에는 교복안에 레오타드를 입고 학교에 간다.
어느날 홈페이지 게시판에 레오타드 차림의 준호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채로 올라와 벌어지는 해프닝이 배우들의 현실 연기로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다.
레오타드 차림의 준호를 게시판에 올린 희주역의 이도경 배우는 무대를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연기에 몰두했다. 준호의 집안 배경과 우월함에 시기를 하는 친구 희관역에 김경환 배우는 극에 없어서는 안될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와는 다른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전한다”
태우역의 박영광 배우는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어중간한 역할을 잘 소화했다. 담임인 영길쌤 역할을 맡은 김대운 배우는 엄격하지만 학생들의 고민과 어려움에 발벗고 나서는 역할이다. 극중에서는 유일한 어른 역할이다. 현실에서도 존재할 지는 의문이지만 어른의 자리에서 청소년들의 세계를 가장 잘 알수 있기에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준호의 여자친구 민지역의 이하린 배우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엄마의 뜻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요즘 흔한 청소년의 자화상이다. 현재의 민지가 미래의 엄마 모습으로 오버랩되는 악순환이 연상되어 씁쓸하다.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 고급 아파트 단지와 임대 아파트, 왕따, 개인의 취향, 혐오와 증오 등 지금의 사회를 투영한 상황이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깊게 배인 점이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연극의 결말은 나와는 다른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전한다는 점에서 지극히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치악무대가 추구하는 연극적 지향과 배우들의 열연이 청소년들의 일상과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을 다루며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극단 치악무대는 1990년에 창단됐다. 매년 다양한 주제로 원주시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연극 죽기살기’ ‘연극 내사랑사북’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등이 있다.
acdcok40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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