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국, 6년 11개월 만에 통산 2승 달성

‘112전 113기’ 베테랑의 투혼

“시드 잃고 차에서 정말 많이 울었다”

‘컨디셔널 시드에서 우승’까지 감격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시드 잃고 돌아오는 차에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박성국(37·엘앤씨바이오)이 6년 11개월 만에 다시 우승컵을 안았다. 2007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후 18년, 그리고 생애 첫 승이었던 2018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무려 112전 113기 만에 거둔 ‘극적’ 쾌거다.

박성국은 21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1)에서 열린 KPGA 골프존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2위 이동환(12언더파 272타)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은 더 값졌다. 그는 지난해 제네시스 포인트 84위로 투어 시드를 잃고, 올해 ‘QT’에서 공동 53위로 간신히 시드 대기자 신분(153번)을 얻었다. 예선과 리랭킹을 거쳐 123번 시드로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고, 우승까지 이어졌다.

KPGA 투어에서 리랭킹 선수가 우승을 거둔 것은 2023년 김찬우 이후 2년 만이다. 이로써 박성국은 2년간 KPGA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그야말로 ‘각성의 해’다. 좋아했던 술까지 끊었다고 했다. 우승 소감에서 박성국은 “이대한 선수가 지난해 ‘KPGA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축하하기도 했지만 자극을 받았다”라며 “반면 나는 지난해 시드를 잃고 차 안에서 정말 많이 울었다. 골프 말고 할 게 없다는 생각에 다시 이를 악물었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술을 워낙 좋아했는데 끊었다. 러닝을 하면서 몸을 만들고, 힘든 걸 더 많이 했다. 덕분에 경기 후반에도 스윙이 무너지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지난해 잘 안 됐던 게 좋은 작용을 한 것 같다. 힘든 상황이 되면서 다시 열심히 하게 되고 마음도 다 잡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올시즌 투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꼴찌(266야드)다. 그러나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컴퓨터 같은 아이언샷과 퍼트로 승부했다. 최종 라운드 14번 홀(파4)에서 나무를 넘기는 아이언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15번 홀(파4) 2m 파 퍼트를 넣으며 흐름을 지켰다.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성국은 “올해 초 퍼터를 바꾼 뒤 감이 좋아졌다. 페어웨이만 지키면 아이언 샷으로 다 붙일 자신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목표는 시드 복귀였다. 이번 우승으로 이제 다음 대회들을 마음 편히 준비할 수 있다. 이미 목표를 이뤘지만 남은 대회도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