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주 데뷔 첫 선발 등판 ‘절반의 성공’
최고 시속 154㎞ 강속구 일품
순위 싸움 치열, 미래도 놓칠 수 없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목표는 선발입니다.”
뜻하지 않게 기회가 찾아왔다. ‘움켜쥐었다’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가능성은 충분히 봤다. 공 자체가 매력적이다. 치열한 순위 싸움 도중 육성까지 나서는 한화다. 1위 탈환까지 한다면 금상첨화다. 루키 정우주(19) 얘기다.
정우주는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자다. 전주고 시절 전국구 에이스라 했다. 계약금만 5억원 안겼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의미다.

선배들, 형들이 워낙 탄탄해 선발진에는 자리가 없었다. 불펜으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래도 정우주는 “언젠가 선발투수로 꼭 자리를 잡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어차피 같은 프로다. 실력만 있으면 나이는 의미가 없는 법이다.
개막 후 불펜으로 46경기 출전했다. 45.2이닝 던지며 3승3홀드, 평균자책점 2.96 찍었다. 빼어난 수치다. 특히 후반기는 평균자책점 0.84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9월15일이다. 정우주 기억에 오래 남을 날. 선발로 나섰다. 대체 선발이 필요했고, 김경문 감독과 코치진이 정우주를 낙점했다. 언젠가 선발 한 자리를 맡아야 할 선수라 본다. 시즌 말미 기회를 주기로 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다. 정우주는 홈에서 키움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2.1이닝 2볼넷 4삼진 2실점 기록했다. 1회초 첫 타자에게 볼넷을 주기는 했다.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이후 여섯 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3회 흔들리며 2실점. 수비 도움이 살짝 아쉽기는 했다. 그래도 3회에만 안타 3개 맞으며 점수를 주고 말았다. 좋은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이 나왔다.
사실 지금 시점에서 선발 테스트를 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 게다가 정우주는 후반기 한화 불펜에서 가장 좋은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구수 54개이기에 며칠은 불펜으로 쓰기 어렵게 됐다. 손실이라면 손실이다.
그만큼 다른 불펜이 힘을 내주면 된다. 엄상백이 9월 들어 평균자책점 0이다. 이를 비롯해 불펜에 물량이 부족한 팀이 아니다.

다음 선발 등판도 있을 전망이다. 정우주가 선발 맛을 제대로 본다면, 2026시즌 한화가 더 강해질 수 있다. 시즌 내내 5선발 때문에 애를 먹었다. 다음시즌은 확실히 누군가 나와줘야 한다. 정우주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황준서, 조동욱 등 다른 투수들과 경쟁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현시점 지상 과제는 1위 탈환이다. 미래도 본다. 둘 다 이룰 수 있다면 최상이다. 최소한 정우주의 성장이라는 결과는 얻을 수 있는 그림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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