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파격적이다. 예쁨을 벗었다. 무언가에 심취해 있는 광기를 온 몸으로 표현했다. 귀여워 보이는 표정, 애교스러운 미소는 없다. 철저히 메시지에만 접근했다. ‘예술’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 표현력이다. 데뷔 16년 만에 솔로 아티스트로 도전장을 내민 나나의 새 앨범 타이틀곡 ‘GOD’ 뮤직비디오에 대한 감상이다.
제목부터 종교적이다. 음침한 공간, 같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같은 춤을 추고 있다. 중심엔 나나가 있다. 늘 실수를 반복하고 괴로워하는 인생 속에서 신에게만 구원을 요청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표현했다. 자신의 인생을 괴롭히는 건 자기 자신이라며 “Love your self(너 자신을 사랑해)”란 가사에 임팩트를 줬다. 노래가 끝나고 멜로디가 흐르다 문을 닫는 가사도 “Love your self”다.
2009년 애프터스쿨로 데뷔해 오렌지캬라멜로 유닛 활동을 하면서 가수로 커다란 성과를 이뤘다. 이후 tvN ‘굿와이프’를 통해 연기자로 전향했다. 데뷔작부터 전도연과 호흡하는 기회를 누렸다. 우려가 컸었음에도 처음부터 기세 좋게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 호평받았다. 이후 KBS2 ‘저스티스’ 넷플릭스 ‘글리치’ ‘마스크걸’ 등에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그런 가운데 14일 새 앨범 ‘세븐스 헤븐 16’(Seventh Heaven 16)‘를 발매했다. 비교적 관심이 덜한 일요일에 음반을 발매하는 강수를 뒀다. 이례적이다. 자신의 생일에 맞춘 것이다. 데뷔 후 지난 16년간 만들어온 궤적과 현재의 모습을 담은 앨범이란 점에서 발매일을 정했다.
‘세븐스 헤븐’은 가장 높은 계층의 천국을 뜻하는 단어이자 ‘최고의 행복’을 의미하는 관용적 표현이다. 리스너에게 행복을 전하는 방법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16년 간 연예인으로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얻은 깨달음이 담겨 있다.
반응도 뜨겁다.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확인한 팬들은 나나의 예술성을 높이 세우고 있다. 인간의 불안과 나약함, 집착 등 다양한 감정이 여러 각도에서 잡은 나나의 얼굴을 통해 드러난다. 아이돌처럼 혹은 드라마의 여주인공과 같은 외향적인 미학은 없지만, 본질에 접근했을 때 전달되는 아름다움이 쾌감을 남긴다. “한국의 레이디가가”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앨범 제작 전반에 적극적으로 나선 나나의 세계관이 담긴 덕분이다. 화려함 대신 내면의 진정성에 집중하려 했다. 덕분에 솔직하고 꾸밈없는 무드가 나왔다. 데뷔 16년 만에 나선 ‘솔로 아티스트’의 행보는 첫 발부터 강렬하다.
나나는 수록곡 ‘데이라잇(Daylight)’와 ‘상처’의 뮤직비디오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GOD’가 준 인상이 워낙 강렬해, 수록곡도 눈 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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