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10대들의 스포츠 청춘물인 줄 알았더니 어른들의 성장 동화였다. 배우 임세미가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를 통해 모두의 성장통을 그려내고 있다.
배우 윤계상을 필두로 신예들이 뭉친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이하 ‘트라이’)는 괴짜 럭비 감독 주가람(윤계상 분)과 만년 꼴찌 한양체고 럭비부가 전국체전 우승을 향해 도전하는 코믹 성장 스포츠 드라마다. 지난달 25일 첫 선을 보인 ‘트라이’는 4.1%(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해 가장 최근 방송된 8화가 최고 시청률 6.8%를 기록했다.
체육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트라이’는 전국 꼴찌 럭비부의 성장기를 메인 이야기로 담았다. 동시에 이들과 함께 깨지고, 구르며 성장하는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한양체고 사격부 플레잉 코치 배이지(임세미 분)다.

배이지의 삶은 순탄치 않다. 현역 선수 시절, 국가대표 선발전 1차전 당일 10년 사귄 남자친구 주가람이 약물 파동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후 겨우겨우 모교인 한양체고 플레잉 코치 계약직을 얻었지만, 국가대표 경험조차 없다는 이유로 전낙균(이성욱 분) 감독에게 번번이 무시당한다.
심지어 현실마저 냉정하다. 이를 갈고 준비했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부교육감의 딸이자 제자인 나설현(성지영 분)을 위해 전낙균 감독으로부터 승부 조작을 종용당한다. 계약직 신분인 배이지는 결국 마지막 한 발을 쏘지 못한다.
어른이 된 뒤 꿈을 꾸긴 쉽지 않다. 매번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배이지도 그렇다. 마음만큼은 국가대표로 금메달까지 획득했지만 현실은 사격부실에서 쫓겨난 계약직 플레잉 코치다.

그럼에도 배이지는 매일 국가대표를 꿈꾼다. 남들은 늦은 나이라고 할지라도, 방과후 학생들이 떠난 사대(射臺) 앞에 서서 홀로 총을 잡는다. 매일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런 배이지는 아직 꿈꾸고 있는 이들의 성장통을 대변한다. 누구나 10대 시절 가졌을 장래희망과 좌절,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으며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리고 위로를 전한다. ‘중요한 건 꺾여도 계속하는 마음’처럼 배이지는 현실의 벽 앞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격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때론 현실과 타협할지라도 계속해서 마음 속 꿈을 그려나가는 이들을 응원한다.
이 순간 임세미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빛을 발한다. 라이벌이자 제자인 서우진(박정연 분)을 살뜰히 보살피는 스승의 면모부터, 결연한 자세로 사대 앞에 선 선수의 모습, 부당한 대우에도 올곧은 길을 택하는 결심까지, 배이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때론 안쓰러워서 안아주고 싶고, 때론 곁에서 응원해주고 싶은 임세미 표 배이지다.
‘트라이’의 장르는 ‘스포츠 성장물’이다. 이는 주인공 주가람과 한양체고 럭비부만이 아니다. 배이지를 통해 그려지는 성장 동화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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