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승부’ ‘하이파이브’가 마약 파문을 일으킨 배우 유아인의 마약 리스크를 극복하고 있다. 각 작품들마다 유아인의 존재감을 숨길 수 없어 그의 논란이 더욱 뼈 아프게 다가온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배우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영화 ‘하이파이브’는 조기 대선이 치러진 지난 3일엔 일 관객수 17만3107명, 이어 평일인 4일엔 4만4516명의 선택을 받았다. 이로써 ‘하이파이브’는 누적 68만8735명을 기록하며 4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하이파이브’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외화 세례 속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게 될 수 있게 됐다. 앞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13일 연속 1위를 지키며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어 개봉한 ‘하이파이브’는 한차례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 1위 자리를 내어줬으나 다시 반등에 성공하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하이파이브’는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유아인이 상습 마약 혐의로 재판받는 상황 속 개봉한 작품이다. 유아인은 올해 2월 2심 재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다만 현재 검찰이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하며 대법원에서 판결을 가리게 됐다.

유아인의 마약 재판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강형철 감독은 관객들에게 다소 불편감이 있을 수 있으나, 이야기 흐름과 캐릭터들 간의 ‘케미’를 고려해 ‘최소’ 편집을 결정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유아인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하이파이브’는 조용히 순항 중이다.

올해 3월 개봉한 ‘승부’ 역시 유아인 리스크를 견뎠다. ‘승부’는 바둑기사 조훈현(이병헌 분) 9단과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승부’의 개봉 직전 유아인이 석방되며 그의 홍보 활동 참여를 두고 관심이 집중됐다. 다만 ‘승부’ 측은 논란을 고려해 이병헌만을 원톱 주연으로 앞세웠다.

이병헌을 믿은 ‘승부’의 선택은 옳았다. ‘승부’는 개봉 당시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다. 손익분기점 180만명을 돌파하며 최종 극장 스코어 누적 214만명을 기록했다.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VOD 서비스가 제공되며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지난 2022년 유아인의 상습 마약 혐의가 불거졌을 당시 개봉 시기를 표류하며 난관에 부딪힌 바 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가 됐다. 두 작품 모두 재점검의 시간을 거쳐 대중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며, 스토리라인이 다치지 않는 지점을 절묘하게 찾아냈다.

두 작품이 흥행할수록 유아인에 대한 아쉬움은 커진다. 유아인은 ‘승부’에서 천재 바둑기사 이창호의 고뇌를 섬세하고, 절제된 감정선으로 그려냈다. ‘하이파이브’에선 각막 이식 후 전자파 통제 초능력을 갖게 된 기동을 자신만의 악동 같은 매력으로 표현했다. 제 옷을 입은 듯 찰떡으로 다가온 캐릭터들이기에 대중과 장벽이 생긴 유아인의 논란이 더욱 뼈아프다.

다만 영화계는 차츰 유아인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유아인은 ‘승부’를 통해 제23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시상식 남자 배우상 후보에 올랐다. 아직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으나, 유아인의 복귀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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