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인기 K팝 그룹이 대규모 해외 투어를 도는 게 평범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 이른바 ‘최대 수혜자’라고 꼽힐 만큼 K팝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팬데믹 빗장이 풀리면서 콘서트가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2023년 기준 앨범 판매량이 1억장을 넘어섰지만, 일 년 만인 2024년 전년 대비 19.4% 감소한 9328만장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1억장 신화’가 막을 내린 데 이어 국내 공연장 대관도 하늘의 별따기가 되자 업계는 해외로 발걸음을 옮겼다. 위기가 기회로 바뀌었다. ‘K팝 콘서트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빅4’ 기획사 중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실적이 상승했다. 특히 올해 1분기 공연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YG 275%, 하이브 252%, SM 59%로, 공연 부문 매출이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하이브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006억원,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50% 증가세를 보였다. SM 역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오른 2314억원, 영업이익은 109.6% 상승한 326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한 YG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7% 증가한 1002억원, 영업이익은 95억원을 달성했다.
이들 기획사 주요 실적 상승 요인을 공연 분야 매출 증가로 업계는 분석한다. 하이브의 올해 1분기 공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440억원) 252.3% 급증한 1552억원, 음반·음원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136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을 비롯해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보이넥스트도어 등이 해외 투어를 흥행시켰다. 하이브는 “해외 투어를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팀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SM도 올해 1분기 콘서트 매출이 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성장했다. 그러나 음반·음원 매출은 678억으로 전년(551억원) 보다 23.1% 성장에 그쳤다. SM은 “신보 앨범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글로벌 콘서트 확대 등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NCT 127은 공연을 18회 진행했고, 에스파 16회, 동방신기 10회 등이 뒤따랐다.

신인 그룹들의 빨라진 해외 진출도 긍정적 요소다. YG 또한 올해 1분기 공연 매출이 전년 대비 275% 성장한 75억원이다.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 등이 해외 투어를 진행한 덕분이다. 무엇보다 베이비몬스터는 지난 1월 데뷔 9개월 만에 해외 투어에 나서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
반면 JYP엔터테인먼트의 1분기 성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408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41.6% 감소한 19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2분기부터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등 ‘간판 스타’의 대규모 투어가 예고된 만큼 실적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눈 깜빡하면 트렌드가 변화하는 요즘, K팝의 승승장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지적재산권(IP)를 앞세운 ‘대체 불가능’ 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은 업계의 노력이 돋보인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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