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하이파이브’에 대한 이재인의 첫 인상은 “도대체 이게 무슨 역할이야?”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하이파이브’는 대박조짐이었다. 이재인은 냉큼 강형철 감독의 세계관에 발을 들였다.
이재인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세 번 정도 오디션을 봤다”고 밝혔다. 당시 오디션에서 이재인에게 주어진 것은 영화 ‘괴물’ 속 변희봉의 대사였다. ‘하이파이브’ 속 완서가 할아버지 손에 길러져 노인의 말투가 섞여있다는 설정 때문이다. 이재인은 “막상 대본을 받아보니 너무 재밌더라. 이런 내용의 영화에서 제가 연기할 기회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하이파이브’는 장기 기증 이후 각기 다른 초능력을 갖게 된 다섯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재인이 연기한 완서는 심장을 이식받은 뒤 괴력과 초스피드를 얻은 인물이다. 완서는 태권도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액션이 주특기다. 이를 위해 이재인은 오디션장에서 즉석 발차기 시범까지 보여주는 열정을 뽐냈다는 후문이다.
이재인은 “오디션장에 발차기할 때 때리는 미트가 있었다. 액션 감독님이 그걸 차보라고 하시더라”며 “점점 더 위로 올릴 때마다 한계가 느껴지긴 했는데 ‘지금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이 있었다. 인생 최고 높이 발차기를 그날 해봤다”고 웃음을 보였다.

완서 역에 낙점된 이재인은 와이어 액션을 위해 기초체력을 키웠다. 단순히 공중을 누비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액션까지 선보여야 했다. 이재인은 “액션에 만화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히어로나 액션이 많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동작들을 많이 찾아봤다”며 “사실 지금까지 나왔던 캐릭터 중에 완서에 대해 참고할만한 캐릭터가 많지 않아서 감독님을 믿고 따르려고 했다. 감독님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친구이다 보니 감독님이 설정한 것과 저만의 완서의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현타(현실을 깨닫는 시간)’의 순간도 있었다. 이재인은 “제가 넘어지거나 벽에 부딪혔다 바로 일어나는 장면들이 많다. 완성본에선 부딪히자마자 날아가지만, 실제론 굉장히 많은 동작이 섞여있다”며 “CG 없는 버전을 보면서 ‘이게 괜찮은가?’ 싶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제가 아닌 것 같더라”고 웃음을 보였다.

‘하이파이브’를 만난 이재인은 코미디부터 액션까지 꿈꾸던 모든 것을 이뤘다. 이는 모두 이재인의 성장점이 됐다. 이재인은 “제가 해본 적 없는 영역에 발을 들였다. 게다가 촬영 당시엔 학생이었다”며 “이전과 다르게 성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성인 연기자가 되는 그 길을 시작했다는 느낌이 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다음은 목표는 로맨스다. 이재인은 “제가 성인이 됐으니까 로맨스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미지의 서울’ ‘라켓소년단’에서 체험판처럼 학생 로맨스를 해봤는데 이제 성인이 됐으니까”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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