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저의 영화 아버지셨어요”

배우 이재인이 강형철 감독을 ‘제2의 아버지’로 언급했다. 개봉 연기로 불안해하던 2004년생 어린 배우에게 쏟아진 중압감을 덜어준 것은 강형철 감독이었다. 후반 작업 내내 이재인을 스튜디오로 불러 작업 과정을 함께했다.

이재인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무대인사 때 부모님과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크랭크업 4년 만에 스크린에서 마주한 자신의 모습은 낯설고, 기특한 느낌이 들어서다.

‘하이파이브’는 각기 다른 장기를 이식받은 뒤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재인은 극 중 심장을 이식받고 괴력을 얻은 소녀 완서를 연기했다.

당초 ‘하이파이브’는 지난 2021년 크랭크업해 2023년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되며 고초 끝에 지난달 30일 마침내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앞서 진행된 무대인사 당시 이재인은 가족들이 있는 상영관에서 눈물을 터뜨렸다. 당시 이재인은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언니 영화 나온다“고 오열했다. 배우로서 자신의 작품을 기약 없이 기다려왔던 마음의 무게가 녹아내리는 순간이었다. 이에 대해 이재인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과정마저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간 동안 감독님과 다른 배우들을 믿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액션 연기가 오랜 로망이었다는 이재인은 그야말로 종횡무진 스크린을 누볐다. 괴력 설정에 맞춰 와이어를 타고 날아다니고, 거침없이 주먹과 발을 휘둘렀다. 이는 VFX 기술과 만나 만화 같은 장면들로 재탄생했다.

이재인은 “액션에 만화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히어로나 액션이 많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동작을 많이 찾아봤다”며 “사실 지금까지 나왔던 캐릭터 중 완서에 대해 참고할만한 캐릭터가 많지 않아서 감독님을 믿고 따르려고 했다. 감독님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친구이다 보니 감독님이 설정한 것과 저만의 완서의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생 끝 마주한 현실에선 뜻밖의 벽이 나타났다. 개봉이 연기되며 이재인에겐 끝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재인은 “감독님이 후반 작업 때 저를 많이 불러주셨다. CG 작업이나 믹싱 작업할 때도 불러주셔서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 수 있었다”며 “감독님은 저희 영화 스승님이자 영화 아버지 같은 존재다. 저희의 기다림이 불안함이 아니라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걸 알려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요즘은 “오히려 좋아”를 만끽하고 있다. 개봉이 연기되며 이재인은 ‘하이파이브’와 함께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을 동시에 선보이게 됐다. 이재인은 “한꺼번에 공개되는 게 시너지로 작용하는 것 같아서 기쁘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강형철 감독이 ‘픽’한 신예는 불패 신화 공식이 있다. ‘과속스캔들’ 박보영, ‘써니’ 강소라 등이 그 예다. 이번 신예 매직의 주인공이 된 이재인은 “어렸을 때부터 너무 좋아했던 감독님이다. 배우의 새로운 매력을 찾아주시는 감독님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제가 될 줄은 몰랐다”며 “감독님의 세계관에 계셨던 선배들의 뒤를 이어 스텝을 밟는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눈을 빛냈다.

‘하이파이브’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매력도 발굴했다. 이재인은 “사실 코믹한 연기가 거의 처음이었다. 밝은 작품을 해본 적은 있는데 이렇게 밝은 캐릭터는 처음”이라며 “무엇보다 제 나이 또래 배우들이 액션 히어로 소재를 접하긴 쉽지 않다. 그런 기회를 주셨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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