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지난 28일 제3대 천주교 군종교구장이셨던 유수일 F. 하비에르 주교님께서 향년 80세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똑같은 형제자매로 대하고 싶다”라는 말씀처럼, 주교님은 삶의 매 순간을 그 말씀대로 살아오신 분이다.
필자가 주교님을 처음 뵌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국군중앙 주교좌성당 앞마당에서 처음 마주했던 그 따뜻한 미소는 어제 일처럼 또렷하다. 마치 시골의 순박하고 인자한 어르신처럼 환하게 웃어주시던 모습이 내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다.
한 해, 부활절을 앞두고 판공성사를 보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던 때, 우연히 마주한 주교님께 말씀드리자, 주교님은 아무 말 없이 제 손을 잡고 주교관 소성당으로 이끌어 직접 성사를 집전해 주셨던 그 순간의 자비와 배려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은총이었다.
투병 중에도 왜고개 성지에서 마주치면 손을 잡아주시며, 따뜻하게 인사해 주시던 주교님, 강론 중에도, 평범한 일상 속 만남 속에서도 늘 하느님의 사랑과 위로를 전해 주셨던 분이다.
주교님은 수도자다운 겸손과 영성을 지닌 분으로서,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겨주시며 그들의 내적 삶을 돌보는 데 힘쓰셨고, 군 복음화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특히 JSA 성당의 축성을 통해 분단의 아픔 속에서 평화의 희망을 전하신 일은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다.

주교님의 문장은 방탄모, 물고기, 비둘기로 육·해·공군을 상징하여 군종교구장의 특수한 사명을 드러내며, 사목 표어인 “끊임없이 기도하며”는 우리 모두에게 기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우리는 유수일 주교님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주교님의 인자함·헌신·사랑, 그리고 신앙의 깊이는 단지 과거의 추억이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가 살아가며 본받고자 하는 삶의 지표가 될 것이다.

“유수일 F. 하비에르 주교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주교님의 따뜻한 미소와 거룩한 삶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아멘.

sangbae030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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