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제 분야가 아니다 보니 긴장되네요”
이선정밴드의 가수 이선정이 이번엔 배우 겸 영화감독으로 돌아왔다. 좀처럼 긴장을 하지 않는다는 이선정이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첫’ 영화의 부담감 때문이다.
이선정 감독은 영화 ‘기타맨’으로 스크린에 첫발을 내디뎠다. 배우 故 김새론의 유작으로도 주목받은 작품이다. 천재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 분)의 여정을 담았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선정 감독의 발판은 넓다. 오랜 시간 밴드 음악을 해왔다. 동시에 여러 사업체도 갖고 있다. ‘기타맨’의 투자사인 성원제약은 이선정 감독의 소유다. 그런 그는 왜 ‘하필’ 스크린을 택했을까. 대중의 외면을 실감하면서부터다.
이선정 감독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제가 앨범 9장을 냈는데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아무리 곡이 좋아도 밴드 앨범은 전혀 주목받지 못한다”고 탄식했다. 이제 10번째 곡이 세상에 나올 준비 중이다. 그러나 홍보 방법이 막막했다. 그렇게 이선정은 ‘스크린’을 선택했다.
이선정 감독은 “제가 음악을 오랫동안 했다. 근데 음악방송에 나가니까 저에게 ‘삼촌들이다’ ‘음악이 올드하다’고 하더라. 한 분야를 오래 하면 관록이나 깊이가 생긴다. 근데 음악을 오래 하면 구린 게 되더라”고 탄식했다.

그런 이선정 감독이 주목한 것은 ‘영화’다. 같은 예술 분야임에도 오랜 경력을 ‘내공’으로 여겨준다. 이 부분이 음악과는 다르다는 것이 이선정 감독의 시선이다. 이 감독은 “기타리스트나 드러머나 음악을 대표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근데 아무도 조명하지 않는다. 대중 앞에 나오지 못한다. 근데 영화는 왜 다를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회의감, 심지어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것이 ‘기타맨’의 출발점이 됐다.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음악도 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연기하며 촬영도 했다. 편집도 했다. 작품에 들어간 음악의 작사, 작곡, 편곡까지 소화했다.
이선정 감독은 ‘기타맨’을 통해 ‘밴드 붐’을 꿈꿨다. 물론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하는 밴드도 있다. YB, 자우림 등이 언급됐다. 하지만 이선정 감독은 그들과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그분들은 다른 장르의 가수들에 비해 엄청 대단하지 않다. 무엇보다 밴드가 아니라 가수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정 감독은 신인 밴드의 부재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 감독은 “요즘 신인 밴드가 있냐. 대부분이 기획사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제가 말하는 밴드는 본인들이 작곡하고, 본인들의 색깔을 갖고 있고, 기획사 의도대로 만들어진 밴드가 아니라 자기들끼리 팀인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식스와 루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드래곤포니 등 젊은 밴드들이 대거 등장한 시대다. 하지만 이선정 감독은 “그 한 부분만을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저는 전반적인 밴드의 상황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밴드에 대한 열변이다. 그 열정을 ‘기타맨’에 녹여냈다. 오는 30일 영화 ‘하이파이브’ ‘소주전쟁’과 맞붙는다. 쉽지 않은 대진표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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