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원톱 리스크’로 애를 태운 울산HD와 FC서울이 코리아컵을 통해 나란히 반전 디딤돌을 놨다.
울산은 지난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에서 K리그2 선두를 달리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0 완승하며 8강에 안착했다.
인천이 무고사, 제르소, 바로우 등 주전을 제외하고 2군을 내보냈지만 울산엔 의미 있는 다득점 승리다. 장기간 침묵하던 장신 공격수 허율이 깨어나서다. 허율은 전반 30분 엄원상의 오른쪽 크로스 때 골문으로 쇄도, 왼발을 갖다 대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시즌까지 광주FC 이정효호의 핵심 요원으로 활약한 허율은 이번시즌 K리그1 ‘디펜딩 챔프’ 울산에 합류했다. 지난 2월23일 대전과 K리그1 2라운드, 3월9일 제주SK와 4라운드에서 골 맛을 보며 순항했다. 그러나 이후 득점과 연이 없었고 출전 시간도 줄었다. 이날 제주전 이후 66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허율은 “기회를 부여받을 때 득점하지 못해 부담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명스트라이커 출신 박주영 코치의 도움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박 코치께서 ‘(슛할 때) 힘을 빼고 차라’고 하시더라. 오늘처럼 골문 앞에서 공의 방향만 바꿔도 득점할 수 있다며 세밀한 부분을 짚어줬다”고 했다.
울산 김판곤 감독을 더 웃게 한 건 후반 교체로 투입된 브라질 외인 에릭의 추가골이다. 그는 후반 35분 이진현의 왼발 프리킥을 정교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 세리에A 출신으로 기대를 모은 에릭은 지난 3월16일 수원FC와 5라운드에서 ‘데뷔전=데뷔골’을 기록,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그 역시 침묵 기간이 길었는데, 5월 들어 공식전 4경기(리그 3경기·코리아컵 1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고 있다. 덩달아 울산도 4경기 무패(3승1무) 가도로 반전했다.
김 감독은 “에릭은 처음에 (K리그) 템포가 빠르다고 여겼는데 잘 적응하고 있다. 스스로 자신 있어 보인다. 조금 더 해서 (리그) 득점왕 경쟁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은 기세를 17일 강원FC와 14라운드 원정으로 옮기고자 한다.

같은 날 K3 소속의 대전코레일 원정을 통해 코리아컵 16강전을 치른 서울 역시 승리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 울산처럼 원톱 부재 목소리 속 초반부터 최전방을 지켰으나 부진했던 조영욱이 두 달 만에 득점했다. 그는 전반 20분 강성진의 중거리 슛이 골대 맞고 나왔을 때 재빠르게 달려들어 밀어 넣었다. 지난 3월15일 강원FC와 5라운드 원정에서 시즌 마수걸이 포를 터뜨린 이후 모처럼 골 맛을 봤다.
서울은 최근 리그에서 7경기 연속 무승(4무3패) 부진과 더불어 0점대 득점률(13경기 10골) 빈공에 시달렸다. 조영욱이 ‘힐링’에 성공하면서 18일 예정된 대구FC와 14라운드 원정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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