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필요할 때 꼭 해준다. 자연히 시즌 성적 또한 좋다. 한껏 즐거워해도 될 법하다. 아니다. 부상 생각이 머리에 가득하다. LG 문성주(28)가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있다.

문성주는 15일 잠실 삼성전에서 2안타 2타점을 쐈다. 8회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이를 포함해 시즌 타율이 4할에 육박한다. 득점권 타율은 6할이 넘는다. 기회가 왔을 때 가장 믿을 수 있는 타자인 셈이다.

사실 초반 만만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허리가 좋지 못하다. 엉덩이에 종기가 생기면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다. 이런 몸 상태로도 잘한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

정작 문성주가 열심히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특별히 타순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 2번 타순에서는 지금 (김)현수 형이 잘 치고 있다. 나는 그냥 경기 나가는 게 좋다”고 짚었다.

이어 “지금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내가 나이도 어린데 계속 지명타자로 나가고 있다. 타격에서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고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섰는데 오히려 미안함이 묻어나온다. 진심이 엿보인다.

결국 건강하게 한 시즌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 언제나 미래가 중요한 법이다. 열심히 하는 선수라면 리그에서도 손에 꼽힌다. 아프면 의미가 없다.

문성주는 “사실 올시즌만큼 훈련을 안 한 전지훈련도 처음이다. 불안한 마음도 컸다. 부상이 계속 있었다. 허리가 계속 아팠다. 미국 캠프 마지막쯤에는 허리가 괜찮았다. ‘이제 적응했나 보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2차 캠프 갔는데 또 허리가 안 좋더라. 부상 때문에 좀 힘들었다. 머리에 계속 맴돈다. 괜찮아져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한 시즌 부상 없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계속 관리하면서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내가 햄스트링 부상도 있었고, 옆구리도 찢어지고 그랬다. 신경을 쓰면서 해야 한다. 정작 다른 쪽에 신경을 쓰고 있다. 내 몸 상태를 정확히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계속 지명타자로 나가면서 타격감은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3시즌 LG 통합우승 멤버다. 2024년은 부상으로 96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시즌도 초반 한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아직 100% 건강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계속 경기에 나선다. 심지어 잘한다. 이 모습을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면, LG 정상 탈환 가능성도 더 커진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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