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괴물 신인’으로 불리던 김민주(23·한화큐셀)가 프로데뷔 5년 만에 생애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김민주는 13일 경상북도 구미시에 있는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668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iM금융그룹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바꿔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박주영(35·동부건설) 방신실(21·KB금융그룹) 등 2위그룹을 3타 차(12언더파 276타)로 제치고 우승했다.

iM금융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KLPGA투어를 개최했는데, 김민주가 생애 첫 우승을 초대챔피언으로 장식해 겹경사를 누렸다. 환한 미소로 생애 첫 우승 기쁨을 만끽한 김민주는 “생각이 많은 편인데, 최종라운드를 앞두고는 ‘결과는 정해져있다.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했다”면서 “엄마한테 휴대전화가 오래돼 우승하면 바꾸겠다고 선언했는데, 최신기종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고 Z세대다운 소감을 전했다.

2020년 11월 KLPGA 정회원이 된 김민주는 드림투어에서부터 착실히 실력을 쌓아왔다. 정규투어 루키 시즌인 2022년 6월에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신인으로는 최초로 7연속 버디를 수립하며 ‘괴물신인’으로 불렸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50야드에 달했고, 그린적중률 73.97%, 평균 퍼팅 31개 등으로 장타와 클러치 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우승과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7연속 버디쇼를 펼친 셀트리온 퀸즈마스터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고, 지난해 31개 대회에서 24차례 컷오프를 통과해 5개 대회에서 톱10에 올린 게 전부였다. 생각이 많아 스스로 함정에 빠지기 일쑤여서 실력발휘를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33위에 그쳤고, 국내 개막전으로 치른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했다. 이번 대회는 ‘생각비우기’를 테마로 잡고 출전했는데, 나흘 연속 언더파를 기록하며 생애 첫 왕관을 차지했다. 김민주는 “(최종라운드를 앞두고도)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안했다. 바람도 많이 불어 쉽지 않은 플레이를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마음을 비우고 나왔는데, 선물 같은 일이 생겨 행복하다”고 말했다. 무념무상이 학수고대하던 챔피언 트로피를 선물한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56야드에 달했고, 그린적중률은 77.8%였다. 그린적중 시 퍼트수는 1.7개에 불과했고, 72홀 중 3퍼트한 건 딱 두 번에 그쳤다. ‘괴물신인’으로 불릴 때처럼 장타와 클러치 능력을 겸비한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김민주는 “오늘(13일)은 특히 아이언 샷이 좋았다. 거리감이 좋아 페어웨이든 러프든 홀 근처로 볼을 보냈다. 실수해도 어프로치가 괜찮아서 (파) 세이브를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올시즌 첫 번째 목표가 우승이었는데, 빨리 이뤘다. 첫승했으니, 목표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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