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때아닌 글로벌 TV 점유율 전쟁이 펼쳐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8일 “글로벌 점유율에서 십수년간 글로벌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동시에 알렸다.

삼성전자는 19년 연속, LG전자는 12년 연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품목인데 10년 이상 1위를 치자했다니, 세부 내용에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주장이다.

글로벌 미디어 환경의 급변으로 TV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휴대전화로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대이니, 적어도 국내에서는 젊은 세대일수록 TV와 담을 쌓는다. 실제로 가정에 TV를 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으로도 부족함 없이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전 세계로 시선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TV는 여전히 필수가전이고, 특히 한국만큼 인터넷·모바일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휴대전화나 노트북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OTT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때문에 스마트TV 제조사는 이른바 FAST(Free Advertising Streaming) 채널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북미나 유럽 등은 FAST채널이 OTT를 위협하거나 일부 넘어서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점유율’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재미있는 점은 두 기업의 이른바 공략포인트가 살짝 엇갈린다는 점이다.

◇삼성=프리미엄 TV 앞세워 매출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28.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분석한 결과인데, 2006년부터 19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쪽 주장이다.

지난해 인공지능(AI) TV 시대를 선언한 삼성전자는 Neo QLED·OLED·초대형·라이프스타일 등 프리미엄 라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2500달러(약 361만원) 이상 고가와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도드라진 성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 점유율 49.6%를 차지했다. 75형 이상 초대형 시장도 28.7% 매출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6.8% 매출 점유율을 기록한 QLED도 275만대를 팔아 사상 처음으로 전체 시장의 10% 이상(10.9%)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 부사장은 “19년 연속 글로벌TV 시장 1위는 고객들의 믿음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TV 시장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겠다”고 자부했다.

◇LG=2억대 이상 출하한 압도적인 물량공세

LG전자는 OLED TV 시장에서 12년 연속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옴디아가 분석했는데, 프리미엄 시장에서 최초로 출하량 기준 절반을 넘어서 브랜드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올해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318만대로, OLED TV 시장 점유율 52.4%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110만대 이상 올레드 TV를 출하하는 등 압도적인 물량공세로 세계 시청자들을 겨냥했다. OLED TV도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LG전자의 1500달러(약 217만원) 이상 OLED TV는 출하량 기준 전 세계시장에서 45%에 달한다. LG전자는 “올해는 출하량이 53.8%로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자신했다.

75형 초대형 QLED TV시장에서도 출하량으로는 57.5%에 이르는 등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QLED TV 시장에서 75형 이상이 차지하는 출하량 비율은 16%에 달할만큼 ‘거거익선(巨巨益善, 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가 일반화하고 있다. 영화관 대신 초대형 TV로 편안하게 영상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올레드와 LCD를 포함한 LG전자의 전체 TV 출하량은 약 2260만 대로 집계됐다. TV 시장 내 점유율은 매출 기준 16.1%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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