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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EBS는 사실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려있었다. 신사옥 건립 비용 누적으로 지난 2년간 439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다행히 올해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비용 절감도 했지만, 출판 사업 등 수익이 개선된 덕분이었다. 수신료 제도에 기댈 수만 없기에 자구 노력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김유열 사장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EBS의 법적 위치는 지상파 방송사업자이지만, 이제 더 이상 TV회사라는 인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OTT 구독 서비스인 EBS 사이트를 비롯해 비롯해 직영으로 운영하는 웹사이트가 12개나 된다. 한해 700권 이상의 책을 만드는 출판사이기도 하다. EBS is not TV(EBS는 TV가 아니다)”라고 EBS의 위상을 재정의했다.
코로나19 당시 EBS는 전국 초중고에선 필수 불가결인 존재였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비대면 강의를 치러야 했다. 교육 콘텐츠는 물론 서버 등 인프라를 구축한 곳은 EBS밖에 없었다. 교과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교수업 결손을 EBS 온라인 클래스로 완벽히 메워내며 국민에게 찬사를 받았다.

기술 변화에 따른 흐름을 놓치지 않은 게 주효했다. 김 사장은 “EBS는 교육을 오롯이 책임지고 있기에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며 “원격 교육 등을 차근차근히 도입한 것이 ‘가지 않은 길’을 갈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EBS 사이트를 구독시스템(월 4900원)으로 바꾼 것 역시 이런 연장선에 있다. 김 사장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가 된 뒤 구독경제가 온라인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 내다봤다”며 “한해 7억원에 불과했던 수익이 올해는 40억원 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샌델, 재레드 다이아몬드 등 세계 석학 100여명이 대거 출연한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도 화제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당 2500원의 수신료 중 고작 70원(전체 수신료의 3%)만 할당받고도 저런 저명한 학자들을 섭외했냐며 찬사를 보냈다. 누리꾼들은 EBS에 “진정한 수신료의 가치”라는 호평했다.

김 사장은 “EBS가 진화한다면 최소한 교양 지식 부문에서는 대한민국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방송이 돼야 했다”며 “우리는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EBS는 레거시 미디어에서 디지털 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여기에 인력 재배치는 필수다. 많은 스태프가 투입돼 제작비가 높은 스튜디오 중심의 방송 시스템을 걷어내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현재도 레거시 쪽 인력이 65% 정도 돼요. 디지털 쪽으로 더 넘어가 5:5까지 가야 해요. 스튜디오 제작물은 아날로그 시대의 산물이에요. 모두 매달려서 제작할 필요가 없어요. DSLR 카메라 한 대 갖고 밖으로 나가야 해요. 생텍쥐페리가 배를 짓고 싶으면 목재를 가져오지 말고,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우라 했어요. 디지털이라는 바다를 여전히 동경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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