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내 훈련은 특이하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를 따로 훈련 시킬 계획이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서야 ‘감독’이란 첫 출발선에 선 실감이 난다. 시즌 라인업 구상, 선수 육성 등으로 머릿속은 더 복잡하기만 하다. NC 새 사령탑 ‘호부지’ 이호준 감독(49) 얘기다. 이 감독은 야구계 선배들에게 조언도 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네 생각은 현실과 동떨어진 꿈 같은 낭만야구다”라는 지적뿐이다.
“그래도 선수 육성, 기용 등 내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고집대로 한 번 해보겠다”고 했다. 현실에 부딪혀 후회하고, 나중에 ‘고집’을 꺾는 한이 있더라도, 우선은 자기가 추구하는 야구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첫 시작으로 ‘특별’함이 가득한 스프링캠프를 그리고 있다.
NC는 오는 25일부터 창원NC파크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한다. 30일 출국해 미국 애리조나 투산과 대만 타이난에서 해외 캠프 일정을 소화한다. 미국에서는 ‘훈련’ 위주로, 대만에서는 대만프로야구(CPBL) 소속 6개 팀과 ‘평가전’ 중심으로 진행한다.

이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후 첫 스프링캠프다. 모든 선수를 직접 보고,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다. 훈련 방향도 확실하다. 젊은 선수들 ‘맞춤형 특별 훈련’이다. 예를 들어 ‘도루를 잘하는 선수가 있다면 도루 훈련만 하는’ 식이다. 도루에 있어 ‘스페셜 리스트’를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베테랑들은 따로 불러 이에 관해 얘기했다.
그는 “이번 캠프는 젊은 선수들 훈련이 좀 특이하기 때문에 베테랑하고는 맞지 않아 따로 훈련 시킬 계획이다”며 “(선참들에게) 너희는 ‘신경 안 쓸 테니 너희 루틴대로 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젊은 선수들의 특이한 훈련은 어떤 방식일까. 핵심은 ‘강점 살리기’다.
이 감독은 “필요한 요소에 집중한다. (김)한별이 같은 경우 대수비 백업으로 쓰겠다고 했다. 그러면 타격훈련 없이 오전, 오후 모두 수비 훈련만 한다. (김)범준이나 (한)재환이는 오전에 단체 수비 훈련을 제외하고는 오전, 오후, 야간 훈련 모두 방망이만 치게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루에 스페셜 리스트로 쓰겠다고 하면 그 친구는 오전, 오후, 야간까지 주루 훈련만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20일 남짓 되는 캠프 훈련에서 타격, 수비, 주루를 모두 해서 무엇 하나 건져오겠느냐는 것. 그 선수에 맞는 스페셜 훈련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판단이다.
이 감독은 “20일 훈련해서 어디에 기용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대타, 대수비, 대주자 어디든 쓸 수 있다. 그게 제일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장담컨대 이렇게 해도 선수들은 타격 연습은 혼자서라도 또 한다. 고된 훈련에 몸이 힘들어도 방망이는 치더라”고 활짝 웃었다.
이는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 연수 때 보고 배운 것이다. 그는 “일본에는 평상시 시즌 중에도 필요한 선수들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미친 듯이 채운다. 될 때까지 하더라. 그리고 1년 동안 그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런 경험을 우리 팀에도 이식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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