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롯데면세점이 새해 들어 업계 최초로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지난해 말 주요 보따리상들에게 이달부터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이는 지속적인 손실 누적 속에서 매출보다 수익성을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인 보따리상은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유통하는 이들로, 2017년 사드 갈등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로 관광객 수가 급감하자,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며 국내 면세업계 매출을 주도했다. 그러나 면세점들은 정상가의 40~50%를 수수료로 환급하며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고, 지속 가능한 구조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2023년부터 수수료를 인하했으나 여전히 손실은 지속됐다.
지난해 면세업계 주요 4사의 1~3분기 누적 영업손실만 1355억원에 이르며, 연간 손실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로드숍을 선호하고,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면세점들의 수익 구조가 더욱 악화했다.
롯데면세점은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던 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 중단으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이를 감수하고 수익성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동하 대표는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이 필요하다”며 상품 경쟁력 강화, 개별 관광객 유치,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마케팅 부문을 복원하고, 자유여행객(FIT)·여행사 마케팅팀 등을 신설해 전략을 다각화했으며,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운영 혁신에도 나섰다.
다른 면세점들도 다이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당장의 전면 단절보다는 점진적인 의존도 축소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항공사·호텔 체인·여행사와의 제휴를 통해 내국인 및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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