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K뷰티 선두 주자였던 아모레퍼시픽이 전환점에 서 있다. 한때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3분기 중화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현지 브랜드 약진과 현지화·디지털 전략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뷰티테크를 생존 전략으로 돌파구 찾기에 힘쓰고 있다.

◇ 북미·유럽 시장 공략 가속화

중화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3분기 중화권 매출은 976억원으로, 2023년 동기 1476억원과 비교해 급감했다.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와 ‘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북미 시장 매출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매출 다변화를 목표로 북미,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특히 북미 시장은 최근 K뷰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요한 무대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대표 브랜드인 라네즈와 헤라를 앞세워 세포라, 아마존 등 주요 유통 채널을 강화했다. 또한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고, LA 체험 행사와 같은 현지 밀착형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미국 시장은 세포라와 아마존 중심으로 브랜드 성장과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뷰티테크로 차별화 공략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기초·색조 화장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뷰티테크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맞춤형 솔루션과 스마트 디바이스를 제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CES 2025에 참가한 것이 눈길을 끈다.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서경배 회장이 직접 나섰고,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등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번 CES에서는 로레알과 에이피알 같은 강자들도 뷰티테크 제품을 선보인 만큼, 아모레퍼시픽이 빠르게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번 전략 전환은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다. 북미 시장 공략과 뷰티테크는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차별화 없이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의 향후 성패는 실행 속도와 시장 적응력에 달렸다. 향후 1~2년은 북미와 뷰티테크 시장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는 핵심 시점으로, 이 기간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고 분석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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