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을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 이는 롯데그룹의 경영 체질 혁신과 3세 경영 승계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 입사 4년 만에 부사장, 초고속 승진 ‘눈길’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오랜 숙제인 글로벌 시장 확장, 신사업 발굴 해결사로 장남 신유열을 택했다.
2020년 일본 롯데그룹에 입사한 이후 4년간 4차례 승진을 거친 신유열은 이번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같은 초고속 승진은 그룹 내에서 신 부사장을 차기 후계자로 점찍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신 부사장은 현재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며 그룹의 신사업 및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은 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먹거리 확대를 책임지는 조직으로, 신 부사장의 경영 성과 창출과 승계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신 부사장을 후계자로 점 찍은 것을 두고, 신 부사장이 노무라증권,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 과정 등을 거치며 글로벌 금융, 경영 경험을 쌓은 것이 롯데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전략과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한다.
신 부사장은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와 롯데파이낸셜 대표를 역임하면서 그룹의 재무 건전성과 전략적 투자 역량을 강화해왔다.
이에 탄력받은 신 부사장도 경영 승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지난 3월 롯데바이오직스 사내이사, 6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되며 그룹 내 의사결정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에도 올랐다. 일본에서는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 롯데파이낸셜 대표도 맡고 있다. 그룹 내외에서 신뢰할 수 있는 후계자로 자리매김한 것.
이에 신 부사장이 최근 롯데그룹의 위기설을 일축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상황. 신 부사장에겐 이번 회사채 위기를 포함한 유동성 관련 문제 해결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 밖에도 신 부사장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면서도 해결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국내 계열사 간의 복잡한 지배 구조를 가지고 있어, 지분 구조 정리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신 부사장이 롯데그룹의 핵심 지배 회사인 일본 ‘광윤사’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점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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