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단체전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맏언니 전훈영(30·인천시청)이었다.
여자양궁대표팀의 간판은 단연 임시현(21·한체대)이다. 상대적으로 대표팀 경험이 적은 전훈영과 막내 남수현(20·순천시청)과 달리 임시현은 이미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참가해 3관왕에 오른 적이 있는 ‘믿을맨’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다관왕을 기대할 만한 선수였다.
이번 대회를 시작하는 첫 발걸음도 좋았다. 지난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여자부 랭킹라운드에서 임시현은 694점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강채영이 2019년 세운 692점 기록을 근소하게 뛰어넘었다.
에이스다운 출발이었지만, 29일 단체전 결승에서는 주춤했다. 총 9발 중 8점을 세 번이나 쐈다. 슛오프를 제외하고 4세트를 치르는 동안 10점은 단 한 번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슛오프에서는 10점을 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주춤했다. 다행히 전훈영이 9발 중 6발을 적중시켜 10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하긴 했지만, 임시현 입장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경기였다.


시상식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임시현도 “아시안게임과는 확실히 국민의 기대도 다르고 응원도 다르다. 그래서 더 크고 중요한 무대라는 것을 느꼈다. 더 긴장됐다”라면서 “결승에서 8점을 쏘고 정말 바람이 뭔가 싶기도 했다. 그래도 슛오프에서 잘 끝내 만족스럽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에이스의 책임감은 단체전에서 임시현을 더 부담스럽게 만든 게 사실이다. 메이저 대회 경험이 없는 두 선수와 함께하다 보니 임시현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있다. 그는 “개인전에서는 실수해도 내 탓이라고 하면 된다. 단체전은 다르다. 내가 실수하면 3명이 메달을 못 따게 된다. 그래서 더 부담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단체전에서 주춤하긴 했지만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임시현은 2관왕, 나아가 3관왕에도 도전할 만하다. 임시현은 8월2일 혼성전, 3일 개인전 결승을 통해 또 한 번 메달을 노린다. 혼성전에는 남자부 에이스 김우진과 짝을 이룬다.
임시현은 “개인전은 혼자 하는 것이라 내가 하는 만큼 결과를 얻게 된다. 그래서 더 자신감도 있다”라면서 “첫발을 잘 내디뎠으니 개인전, 혼성전에서도 열심히 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열렬한 응원도 임시현을 힘 나게 하는 원동력이다. 양궁장이 설치된 레쟁발리드는 경기가 열릴 때마다 한국 사람으로 붐빈다. 메달이 보장되는 확실한 종목이라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다.
임시현은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다. 덕분에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더 즐기는 것 같다. 든든하게 경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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