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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전화를 하면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잖아요.”
KIA 김기태 감독이 해외진출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양현종을 지켜보기로 했다. 메이저리그로부터 200만 달러 이하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액수를 제시받은 양현종은 지난 25일까지 “연봉 협상까지는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낮은 포스팅 금액이지만 연봉과 조건에서 만족할 만 한 제시를 받는다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것이다.
구단은 국가대표 에이스의 헐값 유출을 막기 위해 양현종을 설득 중이다. 팀 전력 약화가 눈에 보이는데다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면 두고두고 후회를 남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칼자루는 구단이 쥐고 있지만, 마음의 상처를 받은 선수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정상적인 구위를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대놓고 ‘해외진출 불가’를 외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부임직후부터 최희섭의 가을캠프 자진참가, 프리에이전트(FA) 협상 난항, 외국인 선수 영입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김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에서 가을캠프를 지휘하면서도 행정업무를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좌완 에이스가 전력에서 이탈하면 시즌을 꾸려가기 힘든만큼 감독이 직접 나서 양현종을 설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했다. 그는 “전화를 해 ‘힘내라’고 얘기를 하면, 선수 본인에게 부담이 되거나 오해를 살 수 있다. 전화를 해야하나 고민도 했는데, 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구단이 설득하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보는 게 감독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배려”라고 말했다.
오쿠라가하마 구장에서 함께 훈련 중인 윤석민(볼티모어)에게 포스팅 액수와 연봉의 상관관계 등을 묻는 등 배경지식 확보에 신경쓰고 있지만, 양현종의 선택에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메이저리그는 세금도 많고 에이전트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고 들었다. 포스팅액수와 비슷한 수준에서 연봉이 책정될텐데, 일단 50% 가량 비용으로 빠져나간다고 보면 된다. 25인 로스터 보장도 힘든 상태라면, 선수 본인이 잘 알아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현종의 포스팅 수용여부는 27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한다. 양현종과 KIA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휴가(일 미야자키현)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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