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재=정다워 기자] ‘김연경스러운’ 발표였다.

김연경(36·흥국생명)은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현역 연장을 발표했다.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김연경은 “다음시즌에도 볼 수 있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여기서 그런 질문을 받을 줄 몰랐다”라고 말하며 잠시 망설이다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 구단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다음시즌 많은 팬을 위해 한 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라는 답을 내놨다. 은퇴가 아닌 현역 유지를 자신의 입으로 직접 알리는 장면이었다.

김연경의 거취는 시즌을 마친 V리그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연경은 여전히 한국 최고의 배구 선수다. 이번시즌에도 변함없는 기량으로 맹활약했다. 36경기에 빠짐없이 출전해 45%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775득점을 기록하며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올랐다. 리시브효율 5위(42.46%), 디그 7위(세트당 3.829회), 수비 종합 8위 등 공수에 걸쳐 맹활약했다. 시즌 막바지 포스트시즌에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하며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계약은 이번시즌까지다. 김연경은 은퇴, 혹은 현역 연장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고심 끝에 김연경은 V리그에서 더 뛰기로 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선수의 선택을 기다렸다. 고마운 마음”이라면서 “아직 계약서에 사인하지는 않았다. 더 하면 좋겠지만 일단 계약은 1년 연장할 것 같다. 다음시즌에는 김연경이 조금 덜 힘들게 FA 시장에서 선수 보강을 잘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시즌 중간부터 어느 정도는 결정했다. 결과가 좋지 않게 됐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구단 관계자, 감독님, 가족, 지인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어떤 게 좋을까 생각했다. 많은 팬이 응원해주는 것도 있고 개인 성적도 지난해에 비해 좋았던 것도 있고 현역 연장을 결장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연경은 “아직 내 배구를 보고 싶어하는 분이 있다는 게 컸던 것 같다. 최정상에서 있는 모습을 한 번 더 보여드리고자 한다.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는 말씀 드렸다. 내가 그리는 그림은 비슷하게 가고 있다”라며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때 배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이야기했다.

다음시즌 목표가 생겼다. 두 시즌 연속 준우승에 그치며 실망했던 김연경은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챔프전에서 2년 연속 준우승으로 마무리해서 다음시즌이 부담되는 시즌이 될 것 같다. 이겨내고 또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프로 생활을 흥국생명에서 했고 지금도 흥국생명에 있다.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시작이 좋았지만 중간에 갈등도 있었다. 마지막에 또 성적도 좋지 않은 상황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아쉬운 것은 사실인데 나는 흥국생명과 같이 가야 한다. 다음시즌에는 우승으로 함께했으면 좋겠다”라며 흥국생명에서 챔피언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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