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태국)=스포츠서울특별취재단] “완벽해 보이는 너도 고장나곤 하는 펑션(Function) 차곡히 쌓인 너의 감정 속에 들어갈래 어지럽히고 싶어”(NCT드림, ISTJ)

한국인지, 태국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한국어 떼창이 터졌다. 섭씨 35도의 무더위도, K팝 스타를 보기 위한 글로벌 팬들의 열기 앞에서는 무릎 꿇을 수 밖에 없었다.

2일 제 33회 서울가요대상이 열린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경기장은 이상고온보다 더 뜨거운 팬심과 함성 때문에 거대한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

K팝 시상식은 많지만 33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서울가요대상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현지 팬들도 반가움을 드러냈다.

더욱이 강다니엘, 다이나믹듀오, 라이즈, 뱀뱀, 빌리, 산다라, 선미, 엑스디너리히어로즈, 엔믹스, 엔시티드림, 엔싸인, 영재, 영케이, 영탁, 유주, 제로베이스원, 키스 오브 라이프(이상 가나다순) 등이 서울가요대상만을 위해 선보인 다채로운 공연에 잔뜩 설레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부터 라자망갈라 경기장 근처에는 시상식을 기다리는 K팝 팬들이 긴 줄을 서 장사진을 이뤘다.

시상식에 참석한 가수들도 K팝 팬들만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프닝부터 장관이었다.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빌리가 스트레이키즈의 ‘특’을, 뉴웨이브상 수상자인 키스오브라이프는 태민의 ‘길티’ 커버 무대를 선보였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준우승팀인 잼리퍼블릭은 르세라핌의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를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안무로 재해석했다. 각각의 특별무대를 마친 세팀은 정국의 ‘3D’에 맞춰 파워풀한 합동무대로 관객들을 무아지경에 빠뜨렸다.

Y글로벌 특별상을 수상한 젊은 루키 엔싸인은 태국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갓세븐을 위한 헌정무대로 현지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데뷔곡 ‘겟어기타’로 데뷔 1주일 만에 초고속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신예 라이즈는 가수를 꿈꿨던 학생시절부터 꿈을 이룬 지금까지의 일대기를 표현한 특별 무대를 한편의 연극처럼 표현해 글로벌 여심을 녹였다.

솔로아티스트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며 발라드상을 수상한 영케이는 30개의 마이크 사이를 뚫고 등장, 솔로곡 ‘이것밖에는 없다’와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열창해 현지 관객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올해 데뷔 20년을 맞은 다이나믹듀오는 K힙합신의 진수를 보여줬다. ‘AEAO’와 ‘길을 막지마’, 그리고 이제는 글로벌 히트곡이 된 ‘스모크’를 부를 때는 모든 관객이 기립해 자연스럽게 리듬에 몸을 맡겼다. 마치 클럽에 온 듯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 45년간 K팝과 국악발전에 헌신한 김수철 서울가요대상 심사위원장과 60년간 한국 가요계를 지킨 남진 서울가요대상 조직위원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임진모 심사위원이 송기윤 스포츠서울 대표에게 공로패를 대리 수상했다.

뭐니뭐니해도 하이라이트는 본상과 대상, 2관왕이 된 NCT드림이었다. ‘브로큰 발렌타인’부터 ‘맛’, ‘ISTJ’에 이르는 히트곡 퍼레이드 열창에 라자망갈라를 가득 채운 관객들의 한국어 떼창이 이어졌다.

NCT드림은 관객의 떼창을 반주삼아 더욱 강렬한 무대를 선사했다. 시상식이 끝나도록 자리를 지키며 ‘ISTJ’의 후렴구를 반복해서 부른 팬들에게 이날 시상식은 한편의 종합선물세트 그 자체였다.

mulga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