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중구=김민규기자]“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

프로 데뷔 11년차, T1의 ‘페이커’ 이상혁(27)은 수많은 기록과 역사를 써내려 간 우리네 전설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실력도, 인성도 월드클래스로 불리는 이상혁이 최고의 프로선수로 오랜 시간 자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노력과 마음가짐’이었다. 지는 것을 싫어한다는 이상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하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상혁은 15일 ‘2023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2년 연속 롤드컵 결승 진출에 대한 소감과 프로 선수로서의 마음가짐 등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 처음 출전해 결승까지 올랐다. 지난 2014년과 2018년 당시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T1(SK텔레콤 T1)은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롤드컵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안방에서 열린 롤드컵에 첫발을 내딛었고 결승까지 질주한 것.

이상혁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 결승에서 뛸 수 있는 좋은 경험이 가장 큰 소감이다”며 “이전에 내가 진출하지 못한 때가 있었는데 그런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국내외를 통틀어 LoL e스포츠선수 중 가장 오래 프로생활을 했다. 개인 통산 롤드컵 우승 3회, LCK 우승 10회 등 그동안 쌓은 경험도 엄청나다. 그럼에도 스스로 발전하고자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상혁은 “내가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이렇게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며 “그런 과정에서 스스로 발전하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다시 롤드컵 결승에 도전하게 돼 기대가 된다. 롤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력하고 성장하는 기회가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프로 생활하면서 많은 것이 발전했다고 느끼는데, 가장 큰 것은 마인드(마음가짐)의 변화다. 프로선수를 하는 의미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JDG와의 준결승이 끝난 후 보여준 스포츠맨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한 카메라맨이 엄지를 치켜들고 있는 이상혁에게 엄지를 아래로 내리는 ‘징동 다운’ 포즈를 요구했는데 그는 거절하며 다시금 엄지를 치켜들었다. 상대방을 향한 존중의 의미를 담은 모습이 영상에 잡힌 것이다.

이상혁은 “4강전이 끝나고 상대방을 뛰어넘었다기보다는 좋은 경기를 해서 감사했고, 좋은 경험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제스처를 취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며 “사실 스포츠맨십 보다는 순전히 개인적인 감정이었다. 프로스포츠 선수로서 여러 모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롤드컵 결승까지 함께 와준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리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혁은 “팀원들이 잘해줘서 이렇게 결승전에 올라올 수 있었다. 작년에도 많이 생각했지만, 결국 LoL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며 “팀원들이 잘해준 덕분에 2년 연속으로 결승전에 왔다. 내게 굉장히 흔치 않은 기회이자 감사한 기회다. 열심히 해서 팀원들과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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