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지난 몇 년 새 롱패딩이 유행했던 것과 달리 불황이 지속되면서 올해는 숏패딩이 최신 트렌드로 꼽히고 있다. 특히 광택감을 강조한 화려한 글로시 소재가 유행할 예정이다. 패션업계는 본격 성수기인 4분기에 들어서며 글로시한 색상과 세련된 크롭 디자인의 숏패딩을 선보이고 있다.

◇ 올해는 짧은 기장감 오버핏 스타일 ‘푸퍼 패딩’이 트렌드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겨울 외투를 착용한 사람들이 속속히 보인다. 10도 안팎으로 지속되는 날씨와 겨울 찬바람에 패딩을 꺼내야 할 시기가 왔다.

의류 매장을 둘러보면 지난 몇 년 동안 즐비했던 롱패딩보다는 짧고 두꺼운 패딩들이 대부분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유행했던 숏패딩이 올해 다시 돌아왔다. 경기 침체가 지속될수록 겨울의류도 점점 짧아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올해는 ‘푸퍼패딩’이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푸퍼패딩이란 복어 뜻을 가진 ‘PUFFER’처럼 부푼 복어의 모양을 따서 빵빵하고 커다랗게 만든 패딩을 통상적으로 말한다.

이에 의류 업체들은 잇달아 패딩 신제품을 내놓고, 패션 플랫폼들 역시 최근 인기가 많은 패딩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플랫폼 에이블리는 겨울 아우터 거래액이 지난해 대비 대폭 증가해 10월부터 추위를 대비하는 것으로 보아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중순~12월을 앞두고 겨울 아우터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에이블리는 “올해 10월 에이블리 내 ‘집업·점퍼’ 카테고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85%) 증가했다”며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며 추운 날씨가 지속됐던 지난해 2월과 비교해도 ‘집업·점퍼’ 거래액은 310% 증가했으며 ‘패딩’(150%), ‘재킷’(105%) 거래액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그재그는 “최근 한 달(10월5일~11월5일)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 거래액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특히 롱패딩은 25% 증가한 반면 크롭패딩은 85% 증가했다”고 전했다.

W컨셉은 지난 10월과 비교해 봤을 때 아우터 카테고리가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W컨셉 측은 “올해는 짧은 기장에 오버핏 스타일의 ‘푸퍼패딩’이 인기”라며 “대표 상품으로는 남성은 ‘노스페이스 뉴퍼피 재킷’, ‘노스페이스 눕시 패딩’, ‘페이퍼보이 다운 숏 푸퍼’, 여성은 트렌디한 숏 기장의 ‘프론트로우 푸퍼 재킷’ 등 인기”라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고객 구매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지난달 중순 (10월19일~ 10월25일) 동안 코트, 패딩 등을 포함한 아우터 카테고리 거래액은 직전 일주일(10월14일~10월20일)과 비교해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일교차가 커지고 있는 데다가 본격적인 추위를 앞두고 미리 방한 의류를 사두려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 푸퍼패딩 원조들 ‘함박웃음’ …“업그레이드해서 돌아왔다”

속을 빵빵하게 채운 푸퍼패딩의 원조는 따로 있다. 한때 정가 대비 2배 이상의 리셀 판매가 기록 등 한동안 ‘숏패딩’ 열풍을 이끌었던 노스페이스는 트렌드에 맞춰 크롭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된 ‘2023 숏패딩 컬렉션’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노스페이스는 “근본 숏패딩의 헤리지티를 재해석해 ‘눕시 숏 재킷’을 출시했다”며 “트렌드에 맞춰 더 짧고 글로시하게 제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푸퍼패딩의 원조 네파는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 큰 일교차와 변덕스러운 날씨에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한 ‘경량 패딩 자켓’ 위주의 판매가 눈에 띈다”며 “가을비 이후 본격적인 추위 예보에 겨울 다운류 판매량 또한 눈에 띄는 수치를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네파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네파 시그니처 구스코트 다운 ‘아르테’의 경우 전주 대비 2배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 겨울 아웃도어의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업계도 겨울맞이에 한창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숏패딩 스타일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3~5년 전 프리미엄 패딩 호황기 이후 교체 주기가 다가와 브랜드별 고가의 시그니처 라인 판매 증가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아우터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대비 1월 58.3%, 2월 61.1%, 10월 10.3%, 11월 101.8%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레트로, Y2K 트렌드 지속으로 광택감을 강조한 글로시 소재나 짧은 길이의 숏패딩 등이 초반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아우터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패딩 가격이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매해 숏패딩, 롱패딩 이렇게 바꿔입지는 않는다. 이제 새로운 패딩을 구매해야 하는 기간이 오기도 했다”며 “이 시기에 맞춰 패션업계가 숏패딩 유행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다. 관건은 올 겨울 경기 침체, 추위가 심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입던 롱패딩을 계속 입을 것인가, 아니면 유행하는 숏패딩을 새로 구매할 것인지가 공급자들에게 중요한 요인이다”고 전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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