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서=김민규기자]“아직 절망적이진 않다.”

어느덧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100번째 출전, 그리고 생일에 그토록 바랐던 승리를 신고했다. 2패 후에 올린 값진 승전보였다. 디플러스 기아(DK)의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27)의 얘기다. 김혁규(당시 DRX 소속)는 지난해 롤드컵에서 예선부터 우승까지 ‘기적의 질주’를 펼치며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도 그는 ‘중꺾마’로 희망을 노래했다.

DK는 23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월드챔피언십’ 스위스스테이지 5일차(2패 팀 간 대결) 경기에서 유럽의 BDS를 압도하며 세트스코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디플러스 기아는 1승2패를 기록, ‘8강’을 향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혁규의 기적 유전자가 다시 한 번 재현될 수 있을까. 실제로 그는 지난해 롤드컵에서 4번 시드로 출전해 예선을 거쳐 본선, 8강, 4강에 이어 결승까지 ‘기적의 질주’를 쓰며 끝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엔 DK 소속으로 한국 4번 시드로 롤드컵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나선 김혁규는 “올해도 4번 시드로 (롤드컵에)출전하게 됐는데 앞선 2경기 경기력은 메타 해석이나 경기력 둘 다 형편없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연습 때 경기력은 잘 나오고 있다. 2패를 안고 시작한다고 해서 절망적이진 않다. 올해도 작년과 같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기적의 질주를 보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 우승을 논할 정도로 경기력 올라오지 않았고 그런 말 할 상황 아니다”며 “다만, 어느 팀을 상대하든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고 강조했다.

DK의 다음 상대는 베트남의 맹주 GAM e스포츠다. 두 팀 모두 1승2패씩을 기록 중이기 때문에 패배는 곧 탈락이다. 객관적인 평가에선 DK가 우세지만 GAM은 북미의 전통 강호 팀 리퀴드(TL)를 제압하고 올라왔기에 결코 방심할 순 없는 상황.

김혁규는 “오늘 경기에서 불안한 장면이 있었지만 경기와 연습 간 괴리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며 “(GAM을 상대로)밴픽적으로 우리가 연습 때 주로 한 픽들이나 메타에 맞는 픽들로 잘 준비하겠다. 또한, 우리 팀이 유리한 상황에서 급해지는 것 같은데, 유리할수록 상대방이 실수하게끔 유도하면서 천천히 경기를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첫 승을 신고한 이날은 그의 생일이다. 경기 후 팀원들이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 팬들과 함께 축하를 해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혁규는 “오늘 생일인데 많이 축하해줘서 감사하다. 오늘 자정에도 연습실에서 팀원들과 감독님, 코치님이 깜짝 파티를 해줘서 고마웠다”며 “하지만 지금은 8강 확정을 못 지어서 마냥 기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생일에 승리 기쁘지만 아직 위험한 상태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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